트위터에 원전 도면·실험 동영상, 대통령·반기문 통화 녹취록 등
"김기종 사건 국면전환 위한 北소행" 임종인 靑안보특보 주장 파문 확산
원자력발전소 도면 등 한국수력원자력의 내부자료를 5차례 인터넷에 공개했던 해커가 2개월여 만인 12일 또 다른 자료를 공개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이를 두고 임종인 청와대 안보특보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테러 사건의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목적의 북한 소행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자신을 ‘원전반대그룹 회장 미.핵’이라고 주장한 이 해커는 이날 트위터에 원전 관련 도면 이미지, 실험과정 동영상 등 25개 파일을 공개했다. 특히 해커는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통화 녹취록이라고 주장한 문서까지 공개한 데 이어 “돈이 필요하거든요… 요구만 들어주면 되겠는데…”라며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해커는 돈의 액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전화통화 녹취록 파일에는 지난해 1월 2일 신년을 맞아 덕담을 나눈 내용이 포함돼 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통화 사실은 공개한 자료”라고 확인하면서도 해킹 여부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청와대까지 해킹당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공개된 다른 자료 중에는 한국형 중소형 원자로인 스마트와 유사한 원자로 설계와 운영 관련 데이터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개된 파일들이 지난해 유출된 자료들처럼 원전 운영이나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했다. 해커는 이어 “북유럽과 동남아, 남아메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원전자료를 사겠다고 한다”며 외국과의 접촉을 시사한 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향해 “시간 좀 주겠으니 잘 생각해보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해커의 재등장에 대해 임 특보는 이날 미래창조과학부 주최 행사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사견임을 전제로 “북한의 소행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예전부터 한수원 해킹을 북한 짓이라고 말해 왔다”면서 “(리퍼트 대사를 테러한) 김기종씨 사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부 고위 인사가 해커 사건을 ‘북한 소행’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 특보는 “청와대 들어가 비서실장과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도 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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