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측은 살해 의도 부인
"칼날 위로 향하게 잡아
화상으로 엄지.검지만 기능"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자신을 공격한 김기종(55ㆍ구속)씨를 처벌해 달라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대사 피습사건 수사본부(본부장 김철준 서울경찰청 수사부장)는 12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저를 방문, 리퍼트 대사를 상대로 피해자 조사를 벌였다. 리퍼트 대사는 이 자리에서 “김씨를 법에 따라 의율해 달라는 뜻을 표명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는 서울 종로경찰서 경찰관 2명과 민간 통역인 1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45분 간 진행됐으며, 경찰은 리퍼트 대사에게 사건 당시 정황과 피해 현황에 대해 물었다. 경찰 관계자는 “미국 대사관 측이 진술조서의 영문 번역본을 받아 검토한 뒤 대사의 날인을 넣어 13일 회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사를 마친 경찰은 김씨가 살인 의도를 가지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 내리고 살인미수, 업무방해, 외국사절 폭행 등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씨가 리퍼트 대사를 향해 위에서 아래로 최소 2회 이상 가격한 점, 가지고 간 커터칼 대신 위험성이 더 큰 과도를 범행에 이용한 점으로 미뤄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상현 변호사는 “김씨는 첫 조사부터 일관되게 칼날을 위로 향하게 잡았다고 진술했다”며 “살해 의도가 없음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황 변호사는 또 김씨가 2007년 분신 시도 당시 입은 화상으로 인해 오른쪽 엄지와 중지만 제대로 기능할 수 있어 살인을 할 능력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는 검찰 송치 이후 계속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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