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사업자에 특혜 무더기 적발
관련자 징계하고 297억 회수키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대한항공 계열사인 왕산레저개발에 167억원을 불법 지원하는 등 각종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주거나 부적절하게 업무 처리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인천시의 ‘인천경제청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아시아경기대회 요트경기장으로 사용한 왕산마리나 조성사업에 국·시비 167억원을 지원했다. 아시아경기대회지원법에선 민간투자시설에 사업비를 지원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이 대표를 맡았었던 왕산레저개발은 2011년 대한항공이 자본금 60억원을 전액 출자해 만들었다.
인천경제청은 또 송도 24호 근린공원 골프연습장에 대해 인천시 도시공원위원회 심의 절차 없이 법적 제한면적(공원 면적의 5% 미만)인 1만39㎡를 두 배 넘게 초과한 2만6,877㎡로 인가했다. 골프연습장 사업시행자 채무 95억원을 위법 보증한 사실도 감사에서 밝혀졌다.
외국투자기업이 추진하는 송도 재미동포타운 조성사업과 관련, 인천경제청 직원들이 미국, 일본 등으로 8차례 공무국외출장을 가 현지 마케팅을 부당 지원한 사실도 확인됐다. 또 토지 매각대금 중 중도금 납기를 3개월이 아닌 1년3개월로 계약하고 규정에 없는 선납할인율을 연 6%로 적용하는 특혜도 제공했다.
청라 신세계 교외형 복합쇼핑몰 부지 매각 과정에선 매각 가격을 임의로 산정해 감정평가가격을 적용하지 않았으며 부지 매각 대금 1,000억원의 절반을 인천시의회 승인 없이 한옥마을 조성비로 부당 집행했다.
인천경제청은 한옥마을 내 외식·문화공간 조성사업 사업자에게도 특혜를 제공했다. 토지임대료 산정 시 임대면적을 실제 대지면적(1만2,564㎡)이 아니라 건축물과 주차장 면적(4,027㎡)만 적용해 2억5,200만원의 임대료를 받지 않았다. 한옥마을의 공연장과 민속놀이체험장 부지가 외식매장 조경공간으로 불법 용도됐지만 묵인하기도 했다.
감사에선 송도 1~4공구 유시티(U-city) 기반시설 구축공사와 송도 아트시티 공공미술사업, 바이오리서치단지(BRC) 사업, 지식기반사업단지 토지매각 등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업무 처리가 지적됐다.
인천시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중징계 2명, 경징계 7명, 훈계 13명, 경고 1명 등 징계조치를 취하고 모두 297억2,800만원을 추징·회수하도록 했다. 또 주의·시정 13건, 개선권고통보 1건 등 행정조치도 취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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