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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에서 뛰면, 커진다 '머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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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에서 뛰면, 커진다 '머니볼'

입력
2015.03.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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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서건창… 숨은 보석 발굴

선수 키워 해외 보내기가 비전

넥센은 선수를 보는 안목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팀에서 기량을 꽃피우지 못한 선수들이 넥센 유니폼만 입으면 잠재력을 폭발한다. 거포 박병호(29·사진)와 200안타 주인공 서건창(26)이 대표적인 사례다.

넥센의 비전은 확고하다. 구단이 국내 최고의 선수를 만들고, 해외 무대로 보내는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단의 첫 작품은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에 진출한 강정호(28)다. 이러한 이면에는 모기업이 없는 구단 특성이 담겨있다. 저비용 고효율, 트레이드, 신인 발굴 등 ‘머니볼’ 야구를 추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염경엽(47) 넥센 감독은 팀이 나아가는 방향을 누구보다 잘 안다. 감독 입장에서는 리그 정상급 선수들로 팀을 꾸리고 싶지만 구단 재정상 고액 몸값의 선수를 잡는 게 부담스럽다. 염 감독은 “부담스러운 금액의 선수를 잡아주면 물론 고맙겠지만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지난 2년간 좋은 과정을 거쳐 좋은 선수를 만들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안 한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일찌감치 ‘포스트 강정호’를 생각해뒀다. 윤석민(29), 김하성(20), 김지수(28)가 유격수 후보 군이다. 이들의 연봉을 모두 다 합쳐도 지난 시즌 강정호가 받았던 4억2,000만원에 절반도 못 미친다. 주전 우선권을 잡은 윤석민의 올해 연봉은 9,000만원, 김하성은 4,000만원, 김지수는 3,900만원에 불과하다. 염 감독은 “세 명 전부 풀타임 경험이 없지만 강정호가 빠짐으로써 이들에게 기회가 생긴 것”이라며 “실력은 둘째치고 책임감과 절실함만 있다면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넥센은 올해 강정호 없이도 유력한 5강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올 시즌을 마치면 전력 누수를 또 한번 고민해야 한다. 박병호는 구단 동의를 얻어 해외 진출을 노리고 외야수 유한준(34)과 마무리 손승락(33)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또 주장 이태근(35)도 FA를 재취득 한다.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지수, 윤석민,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서건창, 박병호, 김하성.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지수, 윤석민,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서건창, 박병호, 김하성.

올해 박병호와 이택근은 나란히 팀 내 최고 금액인 7억원을 받는다. 유한준과 손승락은 ‘FA 프리미엄’으로 각각 대폭 인상된 2억8,000만원, 5억3,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억소리’ 나는 이들을 모두 붙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를 염두에 둔 염 감독은 큰 그림을 그려놨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이들을 눈 여겨 보고 가능성을 확인했다. 오히려 출전 기회를 주지 못해 미안해 할 정도로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문우람, 강지광, 박헌도, 고종욱 등이다. 이들 모두 포지션은 외야수로 이택근, 유한준, 브래드 스나이더에 밀려 벤치를 지키거나 2군 경기에 나선다. 2013년 두각을 나타낸 문우람은 지난 시즌 122경기에 나가 타율 2할8푼4리 6홈런 43타점으로 어느 팀 주전 못지 않은 활약을 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친 강지광은 부상 불운에 시달려 빛을 못 봤지만 염 감독이 ‘미래의 4번 타자’라고 지목할 만큼 파워를 갖췄다. 문우람의 올해 연봉은 9,000만원, 강지광은 고작 2,700만원을 받는다. 둘이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주전에 안착한다면 비용 대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넥센은 또 ‘포스트 손승락’을 고졸 3년차 투수 조상우(21)로 점 찍었다. 2013년 넥센 입단 이후 1군과 동행하며 코칭스태프의 체계적인 관리를 받은 조상우는 이듬해 48경기에서 6승2패 11홀드 평균자책점 2.47의 빼어난 기록으로 필승조에서 활약했다. 올 시즌에는 손승락이 연투할 경우 조상우가 임시 마무리로 나설 가능성도 열어놨다. 조상우의 성공 사례로 넥센은 올해 신인 투수 트리오 김택형(19) 최원태(18) 김해수(19)를 ‘제2의 조상우’로 키울 계획이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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