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하이라이트 영상은 숨막히는 박진감과 멋진 플레이 그리고 위험천만한 장면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 중에서도 스피드 경쟁을 하는 모터스포츠의 사고 장면은 아찔하다.
놀라운 것은 끔찍한 사고로 레이싱카가 전복되고 심지어 화재가 발생해도 드라이버는 레이싱카를 탈출해 팬들에게 안전을 알리며 손을 흔들며 유유히 걸어 나온다. 이러한 장면이 가능한 것은 모터스포츠에 안전을 위한 특별한 기술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레이스인 CJ헬로모바일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규정을 통해 이를 살펴본다.
우선 레이스카의 내부는 마치 새장과 같은 모습이다. 롤케이지(Roll Cage)라고 하는 탄소강의 굵은 파이프들이 실내를 감싸고 있어 차량의 뒤틀림은 물론 전복과 같은 사고에도 운전석의 공간을 최대한 유지해 안전을 확보한다. 그리고 드라이버를 감싸는 버킷시트와 6점식 벨트는 레이싱카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더라도 드라이버가 그대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또실내에는 안전장비인 자동 소화기와주행을 위한 필수적인 기기들만 존재한다. 이는 레이싱카의 무게를 최소화하면서도 사고 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사고 시 차량내외부의 모든 전원을 일시에 차단할 수 있는 전원차단장치가 있어 드라이버가 의식을 잃더라도 차량의 전원을 쉽게 차단할 수 있다. 이처럼 모터스포츠의 안전은 레이싱카의 제작과정에서부터 철저히 준비된다.
다음으로 드라이버는 머리와 경추를 보호하는 헬멧과 한스를 착용한다. 그리고 소방관의 방화복에 쓰이는 노맥스 소재의 레이싱 슈트를 입는다. 이 때문에 드라이버의 신체 어떠한 부위도 외부에 노출 되지 않는다. 이러한 장비들은 그 안정성을 충분히 검증 받은 국제자동차연맹(FIA)의 공인제품으로 드라이버들이 의무착용하고 있다.
안전에 대한 준비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레이싱카가 질주하는 트랙 설계부터 시작된다. 레이스카의 이탈을 고려한 안전지대와 충격을 최소화하는 펜스의 방향과 위치는 물론 각종 안전장비들의 배치까지 수 없이 많은 규정에 의해 서킷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국제자동차연맹의 엄격한 검수과정을 통과해야지만 정식 서킷으로 비로소 탄생한다.
이처럼 모터스포츠는 누구나 공감하는‘위험’이라는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안전과학을 연구하고 있다. 엄격한 규정과 철저한 통제로 많은 팬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스피드경쟁과 스포츠하이라이트를 선사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4월 12일 CJ헬로모바일슈퍼레이스의 개막전이 펼쳐지는 영암 KIC서킷을 찾아 모터스포츠를 직접 느껴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손성욱은 가톨릭상지대 자동차모터스포츠학과 겸임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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