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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제1도시 포항시 재정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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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제1도시 포항시 재정 빨간불

입력
2015.03.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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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가용재원 300억원… 몇 년 새 100억 이상 줄어

과태료 등 세외수입 확보 안간힘, 고액체납도 아닌데 급여까지 압류

경북 제 1 의 도시 포항시 재정에 초비상이 걸렸다. 한때 경북도지사도 부러워할 정도로 가용재원이 많았지만 올해는 세수확보를 위해 각종 과태료 등 세외수입 확보에 나서면서 반발을 살 정도로 살림이 쪼그라들고 있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연간 예산 1조3,000억원 중 경상경비와 복지비, 국ㆍ도비 지원에 따른 매칭사업비 등을 제외하고 포항시 재량으로 집행할 수 있는 가용예산은 3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10여 년 전에는 1,500억원에 육박, 경북도보다 많았고 7, 8년 전만 해도 400억원이상 됐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이는 포항시 세입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던 포스코가 불황으로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인 철강공급 과잉과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등으로 순이익이 줄고, 이명박 정부 때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면서 법인세의 10%인 주민세 감소가 결정타가 되고 있다. 법인세는 매출액이 아닌 순이익에 부과하는 것으로, 매출이 아무리 많아도 이익이 없으면 내지 않는다.

포스코는 2009년 법인세할 주민세와 재산세 등 지방세로 975억원을 포항시에 납부했지만 2011년 511억원, 지난 2013년에는 252억 원밖에 내지 못했다. 2014년도 법인세할 주민세는 더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포스코의 지방세 납부액이 줄면서 포항시도 동반 침체하고 있다. 2008년만 해도 포항시의 재정자립도는 53%나 됐지만 해마다 5%p씩 감소, 지난 2013년에는 33.5%로 폭락했다.

포항시는 부족한 세수 확보를 위해 팔을 걷어 부쳤지만 마른 수건도 다시 짜내는 형국이어서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시는 올해도 부과되는 모든 세목에 대해 납기 내 징수 강화를 목표로 삼고 각종 과태료 등 세외수입 체납 정리에도 칼을 빼 들었다. 이미 300만원이상 고액체납자를 상대로 징수독려반 운영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징수율 99.7%에 달하는 수도요금에도 ‘공급 중단’을 경고하고 있다.

체납액 징수를 위해 시청 주차장에 ‘입출차 연계 체납차량 단속 시스템’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시청 주차장에 체납차량이 들어오면 담당부서에 자동으로 통보되고, 담당자가 나와 해당 차량 번호판을 영치하거나 타이어에 족쇄를 채워 체납액을 내지 않으면 운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특히 시 소속 환경미화원과 지방예산으로 수당이 지급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에 대해서도 주정차위반 등 각종 과태료 체납을 정리하기 위해 이들의 체납조회를 마친 뒤 이달 중 미납자에게는 압류예고서를 통보하기로 해 당사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하지만 주정차위반 과태료 등 각종 세외수입을 체납한 소속 환경미화원은 단 20명에 연체 총액도 680만원에 불과하다. 3,300명이 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중 체납자는 88명에 체납액 또한 2,500여만원에 불과하다.

포항시 환경미화원노조 관계자는 “나랏돈을 받는 미화원들이 과태료를 연체해선 안 되지만 체납액이 고액도 아닌데 급여까지 압류하는 건 지나친 것 같다”며 “일단 노조에서 자체적으로 납부를 독려하기로 하고 명단을 받아오는 것으로 담당부서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포항시 재정관리과 관계자는 “세원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시민들의 혈세로 급여와 수당을 받아가는 근로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계획한 것으로, 실제 압류에 들어가진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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