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제2의 이정현' 긴장감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던 ‘천신정’ 가운데 천정배 전 의원과 정동영 전 의원이 재차 손을 잡으면서 새정치민주연합에 비상이 걸렸다. 천 전 의원이 4·29 광주 서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정 전 의원의 ‘국민모임’도 사실상 선거 연대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파괴력이 없다”며 평가절하했지만 야권에선 “새정치의 텃밭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많다.
천 전 의원은 10일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광주에서 무기력한 호남정치를 복원하고 야권을 변화시키겠다는 데 동의하는 세력이나 인사들과는 얼마든지 힘을 합치겠다”며 국민모임과 연대 또는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인정했다. 정 전 의원 역시 이날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연대론을 검토하고 있다”며 광주에서 별도 후보를 공천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두 세력의 연대로 광주 서을 보선은 새정치연합 후보 대 천 전 의원간 양자대결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앞서 이 지역구 출신의 오병윤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확실히 했다. 정의당의 심상정 원내대표도 의원 총회에서 “천 전 의원과 경쟁과 협력을 통해 광주에서의 정치혁신을 불러오기를 기대하겠다”며 천 전 의원과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새정치연합은 천 전 의원의 지명도에도 불구하고 조직력 등을 앞세운 새정치연합 후보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동교동계 핵심 관계자도 “도대체 천 전 의원이 말하는 광주정신이라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명분도 없이 외치는 광주 정신은 광주 시민의 마음에도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최근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 천 전 의원이 오차범위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비상이 걸렸다. 당에서는 “지도부를 비롯해 광주에 총출동해서 관심도를 높여야 한다” “KTX 호남선 노선 확정, 아시아문화전당특별법 통과 등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등이 대책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다른 야권과 후보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미 문재인 대표가 여러 차례 ‘100% 경선’ 방침을 확인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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