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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Keep your mind open. (마음이 열려야 세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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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Keep your mind open. (마음이 열려야 세상이 보인다)

입력
2015.03.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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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 Popular Phrases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는 성철스님의 법어이면서 그의 법어집 제목이다. 영문 제목은 ‘Mountains are mountains, rivers are rivers’였다. 그 말뜻을 두고 중생들의 혼동이 커지자 성철스님은 ‘마음의 눈을 떠야 한다는 뜻이다. 실상을 바로 볼 줄 아는 마음의 눈을 떠야 산이 산처럼, 물이 물처럼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어로 옮긴 위 문장을 보고 영어 원어민들이 본뜻을 이해할 리 만무했다. ‘열린 마음’이든 순수한 마음이든 ‘욕심이나 사심이 개입되지 않은 맑은 마음’이라는 뜻을 이해하기는 제법 어려웠다.

반면 영어로 전해지는 명언이나 어록은 선문답도 아니고 애매하지도 않으며 매우 간명하다. 읽으면 이해되고 들으면 가슴에 와 닿는 말이 많다. 시인 철학자 Henry David Thoreau는 ‘지금이라도 편견을 버려야 한다(It is never too late to give up your prejudices)’고 했고 Bernard Shaw는 ‘마음을 바꾸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Those who cannot change their minds cannot change anything)’고 말했다. ‘다각도로 조명할 줄 모르는 마음은 좁은 마음(It is a narrow mind which cannot look at a subject from various points of view)’이라는 말도 있고 촌철살인의 대가 Mark Twain은 ‘여행을 하면 편견과 고집, 협심이 바뀐다(Travel is fatal to prejudice, bigotry, and narrow-mindedness)’고 했다. 천재 과학자 Albert Einstein은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면 처음 생각을 잊게 된다(The mind that opens to a new idea never returns to its original size)’며 초심과 순수한 마음을 강조했다.

사실 ‘A is A, B is B’같은 표현법은 조금 허탈하고 맥이 빠진다. ‘When you're hot, you're hot’이나 ’Que sera, sera’(=’What will be, will be’) ‘It is what it is’ ‘What I am is what I am’ ‘What I am is what I am, are you what you are or what?’ 모두 유사한 방식이다. Lite beer회사가 ‘It's it, and that's that’이라고 홍보한 것이나 미국 우체국이 홍보문구에 적은 ‘When we say overnight, we mean overnight’라는 문장 역시 진의보다는 자의적 해석만 낳는다. 마음이 맑아야 세상이 제대로 보인다는 뜻이라면 미국의 작곡가 Frank Zappa의 명언 ‘마음은 낙하산처럼 열리지 않으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A mind is like a parachute. It doesn’t work if it is not open)’가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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