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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에 신념을 지킨 밴드" 16일 내한공연 앞둔 주다스 프리스트의 롭 핼포드 이메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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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에 신념을 지킨 밴드" 16일 내한공연 앞둔 주다스 프리스트의 롭 핼포드 이메일 인터뷰

입력
2015.03.1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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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다스 프리스트(가운데가 롭 핼포드). 소니뮤직 제공
주다스 프리스트(가운데가 롭 핼포드). 소니뮤직 제공

“아! 맞아요. 한국 팬들은 ‘비포 더 돈’을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이번 공연에 준비한 곡은 아니지만 나 혼자라도 그 곡을 부르고 싶습니다. 다른 멤버들에게도 동참하라고 해야겠네요. 지금 메모해 놓았으니 잊지 않을 겁니다.”

내한공연을 앞둔 영국 헤비메탈 밴드 주다스 프리스트의 롭 핼포드(64)가 일본 투어 중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한국 팬들과 약속했다. 한국에서만 유독 인기 있는 곡이라 평소 공연에선 거의 부르지 않던 이 노래를 부르겠다고. 이들은 한국 중년 ‘넥타이부대’의 숨겨진 야성을 일깨워줬던 3년 전 내한공연에서도 이 곡을 연주하지 않았다.

16일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주다스 프리스트가 3년 만에 내한공연을 한다. 마지막 정규 앨범으로 알려진 17집 ‘리디머 오브 솔스’(2014) 발매 기념 투어다. 한국을 다시 찾게 된 핼포드는 “공연하러 한국에 갔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우리 멤버들은 한국과 서울을 정말 좋아한다”고 했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이번 공연에서 17집 수록곡을 중심으로 ‘페인킬러’ ‘터보 러버’ ‘브레이킹 더 로’ 등의 히트곡을 연주한다. 핼포드는 “팬들이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선정해 들려줄 것이고 멋진 의상과 오토바이 등 화려한 무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우리는 팬들의 함성을 먹고 사는 밴드이니 의미를 모르더라도 크게 소리질러 달라”고 주문했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2012년 공연 당시 은퇴를 선언했으나 이를 번복하고 앨범 발매 후 공연을 재개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세계 팬들의 놀라운 반응 때문에 다시 돌아와 앨범을 만들 수 있었다”는 핼포드는 “건강과 능력이 허락하는 한 멈추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평단으로부터 수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던 17집에 대해서는 “우리가 생각하기엔 매우 훌륭한 앨범”이라며 “이것이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2011년 합류한 기타리스트 리치 포크너(35)를 제외하면 주다스 프리스트의 평균 연령은 60세가 넘는다. 전성기에 비해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롭 핼포드도 가끔 무대 위에서 공연이 힘들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무대에 올라가선 언제나 100%를 쏟아 붓기를 원해요. 다른 직업의 사람들도 같은 느낌일거라고 믿습니다. 100%를 팬들에게 보여줄 수 없을 때 나이를 먹었다고 느낍니다. 마음은 언제나 젊은 시절 그대로인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거죠. 건강은 스스로 챙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항상 건강한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합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몇 일 동안 푹 쉬는 것도 항상 좋은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1969년 영국에서 결성한 주다스 프리스트는 핼포드의 쇳소리 가득한 고음과 글렌 팁튼, KK 다우닝의 강력한 트윈 기타로 유명하다. 핼포드의 강렬한 보컬은 후배 로커들에게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어릴 땐 부드럽고 얌전한 팝 음악을 듣고 자랐어요. 믹 재거(롤링 스톤스의 보컬)의 노래들을 특히 좋아했죠. 하지만 제 목소리가 그런 노래들과 어울리지 않고 헤비메탈이라는 새로운 장르와 어울린다는 걸 깨달았을 때 멈출 수 없었습니다. 이게 내가 가야 할 길이라는 걸 깨달은 거죠. 전 메탈이 가진 고유의 색깔이 여전히 섹시하다고 생각합니다. 메탈을 할 때마다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주다스 프리스트는 ‘스테인드 글래스’ ‘헬 벤트 포 레더’ ‘브리티시 스틸’ ‘스크리밍 포 벤전스’ 등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초에 걸쳐 다수의 수작을 내놓으며 전성기를 누렸다. 지금 생각해도 다시 만들 수 없을 것 같은 앨범이 무엇이냐 물었더니 핼포드는 1976년 발표한 두 번째 앨범 ‘새드 윙스 오브 데스티니’를 꼽았다.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앨범으로 늘 꼽았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헤비메탈 앨범이 가지고 있어야 할 모든 요소를 고루 가지고 있어서죠.”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롭 핼포드는 1998년 공식적으로 밝히기 전까지 동성애자임을 숨기고 살아야 했다. 어마어마한 성공 속에서도 우울증, 알코올 및 약물중독에 빠져 살았던 이유이기도 했다. 술과 약물을 끊게 된 건 1986년 재활병원에 들어간 다음부터다. 그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점이 “항상 자연스럽고 당당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약물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약물과 알코올이 제 음악과 작업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순간, 자신의 생각과 상태가 예전과 다르다고 느낀 순간, 저는 바로 약물과 알코올을 끊어야 된다고 생각했고 바로 실천에 옮겼습니다. 벌써 거의 30년이 됐군요. 안타깝게도 록 세계에는 아직도 많은 이들이 약물과 알코올에 의존하고 있어요. 현재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고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꼭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헤비메탈이 대중음악의 유행에서 비켜난 지 한참 됐지만 46년째 활동 중인 주다스 프리스트는 여전히 외길을 걷고 있다. 멋 훗날 주다스 프리스트가 어떤 밴드로 기억됐으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핼포드는 자신들의 1984년 앨범 ‘디펜더스 오브 페이스(신념의 수호자들)’를 인용하듯 간결하게 답했다. “메탈에 대한 신념을 지킨 밴드!”

고경석기자 kave@hk.co.kr

주다스 프리스트의 'Redeemer of Sou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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