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해수위 "77일이나 장관 공석" 유기준 청문보고서 이례적 채택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9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유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 해수부 장관으로 취임한다. 보통 청문회 실시 후 1, 2일 뒤에 보고서가 채택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농해수위가 보고서까지 채택한 것은 이례적이다. 농해수위 위원장인 김우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청문회 직후 “(해수부는) 세월호 참사 등을 겪으며 많은 문제를 보이는 등 조직 안정화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유 후보자가 결정적 하자는 없고 77일이나 장관 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에서 하루 빨리 해양 수사 업무를 정상화 하도록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농해수위 보고서는 종합의견에서 “후보자가 내년 총선에 출마하고자 하면 장관에 취임해도 재임 기간 1년을 채울 수 없어 해수부의 정책 시행에 차질을 초래함에도 출마 관련 의중을 명백히 밝히지 않아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또 보고서는 “국무위원으로서 요구되는 준법성ㆍ도덕성과 관련해 후보자와 가족이 과거 위장 전입을 한 사실이 있으나 후보자가 유감의 뜻을 밝힌 만큼 장관으로서 직무 수행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 후보자는 이에 “청문회에서 제기된 불미스러운 의혹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한 점 부끄럼이 없도록 주변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한 국토교통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 측도 유 후보자의 전문성 부족과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 배우자의 영어학원 소득 의혹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고 보면서도 보고서 채택을 거부할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기류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열린 청문회에서는 현역 의원인 두 사람을 향해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면 선거 90일 전 사퇴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10개월 시한부 장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야당의 공세에 일부 여당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두 후보자는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윤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차라리 상황이 이러하니 ‘10개월간 최선을 다해서 하고 20대에 출마하겠다’고 표명하는 게 공인으로서 자세가 아니냐”며 “청와대에서 제안이 왔을 때 무리라고 정중하게 거절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유일호 후보자는 “출마 여부보다는 (장관직을) 열심히 하겠다”며 비껴 갔지만 “사퇴 시한이 다 됐을 때 대통령이 더 도와달라고 해도 총선에 출마하겠느냐”는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질의에는 “당연히 국토부 장관 업무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며 불출마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유기준 후보자도 농해수위 소속 황주홍 새정치연합 의원이 “장관 후보자가 내년 총선에 출마하면 경력 관리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해수부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으니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몰아치자 “장관직 임명 지명은 어디까지나 임명권자(대통령)가 결정하는 것이고 정치 일정에 대해 지금 말하는 게 내 의지대로 되지도 않는 것”이라고 피해갔다. 두 후보자는 위장전입 의혹 등에 대해서는 “송구스럽다”며 한결같이 몸을 낮췄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10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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