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남미 등서 6차례 개최, 790만달러 벌어 30만달러만 기부
참가 선수들과 나눠가진 의혹
세계적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개최했던 자선경기가 ‘사기극’ 논란에 휘말렸다고 독일 슈피겔이 9일 전했다. 당시 메시는 경기를 통해 얻은 수익금 전부를 자선단체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상은 경기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수익금 대부분을 나눠 챙겼다는 것이다.
메시의 자선기금 단체인 리오 메시 재단은 이 기간 미국과 남미국가 등에서 ‘리오넬 메시와 친구들 대 세계적 축구 스타들’이란 이름으로 자선경기를 잇따라 개최했다. 내전으로 요르단에 피난 온 시리아 난민과 메시의 고향인 아르헨티나 빈민아동을 돕는다는 목적이었다. 메시 재단은 총 6차례의 자선경기를 통해 약 790만달러(약 87억7,000만원)를 벌어 들였다.
그런데 메시 재단이 나중에 자선기금으로 받은 금액은 약 30만달러(경기당 5만 달러)에 불과했다. 나머지 760만달러는 지금껏 명확한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수익금 사용과 관련한 논란이 일자 경기에 참여했던 메시를 비롯 FC바르셀로나 팀 동료인 마누엘 핀투,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등 선수들은 호텔 숙박비와 비행기표 값 이외에는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최근 자선경기의 마케팅을 담당했던 길레르모 마린이란 인물의 행적이 드러나면서 수익금 대부분을 선수들이 자기 잇속에 따라 나눠 챙겼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슈피겔이 최근 마린이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업체 ‘이마겐 데로프티바’를 통해 얻은 자료에 따르면 이 업체는 2013년 독일 프로축구팀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자선경기에 초청하기 위해 상당한 금액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 업체는 레반도프스키가 자선경기 참가에 거듭 거절 의사를 밝히자 3만달러를 시작으로 25만달러까지 보상금을 높였다. 슈피겔은 “이 사실로 미뤄볼 때 경기에 참가했던 다른 선수들에게는 어떤 제안이 제시됐는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면서 “수익금 대부분이 선수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과르다지방경찰 중앙정보국(UCO)은 현재 메시에 대해 자선경기를 통한 사기죄와 돈 세탁, 세금탈루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당시 자선경기에 벌어들인 수익금은 미국 기업들의 조세회피지역으로 이용되는 카리브해의 한 은행으로 곧장 송금된 것으로 밝혀졌다. 메시 재단이 주최하는 자선경기는 2013년을 끝으로 더 이상 열리지 않고 있는 상태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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