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진(24)-박정아(22)의 ‘쌍끌이’로 IBK기업은행의 봄 배구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내 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배구 팬들의 설렘도 커지고 있다.
이정철(55) IBK 감독은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20일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김희진과 박정아의 페이스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두 토종 선수의 맹활약에 4연승 신바람을 달린 IBK는 14일 흥국생명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끝내고 포스트시즌에 돌입한다.
IBK의 ‘한 발 늦은’ 선전은 외국인선수 데스티니 후커(28ㆍ미국)의 발목 부상이 계기가 됐다. 시즌 중반 데스티니가 한 달 간 결장하는 위기가 있었지만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었다. 이정철 감독은 “데스티니가 발목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김희진과 박정아의 비중과 책임감이 동시에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희진은 지난달 2일 도로공사전에서 데스티니를 대신해 ‘용병급’ 활약으로 35점을 작렬했다. 10연승을 앞두고 있던 도로공사는 김희진의 일격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185㎝의 김희진은 센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주포로도 손색이 없다. 이 감독은 “김희진은속공 외에도 2단 공격, 후위 공격 등 크고 높은 공격도 시도하는 공격형 센터다. 여자부 6개 구단 중 찾아보기 드문 경우”라고 설명했다.
역시 187㎝ 장신을 자랑하는 박정아는 김희진과 달리 예리한 공격이 주무기이다. 이 감독은 “서브-리시브는 보완해야 하지만 상대팀의 이동 공격이나 외발 공격을 잡아낼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어린 나이에도 최근 4경기 모두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며 주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시즌 초반 아시안게임 대표팀 출전 여파로 김희진과 박정아의 경기 리듬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세터 김사니와의 호흡도 안정됐다. 데스티니 역시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다는 것이 이 감독의 설명이다. IBK는 포스트시즌에서도 두 선수와 데스티니를 필두로 한 삼각편대를 적극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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