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스크린에 붙은 19’
3월 극장가에 빨간 딱지가 넘쳐난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일명 ‘19금’ 영화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의 주간 박스오피스(8일 기준) 톱 10에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순수의 시대’ ‘헬머니’ ‘기생수 파트1’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각각 1, 2, 4, 8, 9위에 랭크돼 있다. 열 편중 절반이 모두 청불 영화다.
특히 청불 외화 사상 첫 400만 관객을 돌파한 ‘킹스맨’은 높은 좌석점유율로 4DX, 아이맥스(IMAX) 상영관까지 확보하며 2007년 ‘300’이 기록한 청불 외화 최고 흥행 기록을 8년 만에 갈아치웠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나 ‘기생수 파트1’은 원작이 가진 음란성과 폭력성을 스크린에 옮겨 성인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5일 동시 개봉한 ‘순수의 시대’ ‘헬머니’ 역시 유행을 따라 ‘19금’ 딱지를 달고 있다. ‘순수의 시대’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파격 노출을 감행한 강한나의 정사신이 화제다. 정사신 만큼은 19라는 숫자에 걸맞게 화끈하다는 평이다. 주연 김수미를 전면에 내세운 ‘헬머니’는 시작부터 끝까지 ‘찰진’욕들이 난무하는 코믹 영화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사전적 정의는 청소년이 관람할 수 없는 영화에 대한 등급의 표시다. 민법상 성년은 만 19세를 의미하나, 청불 영화는 영화진흥법을 따라 18세를 제한 나이로 본다. 즉 청소년 신분인 경우에만 관람에 제약을 받는다. 18세가 넘었더라도 고등학교 재학생이라면 청불 영화를 볼 수 없다.
청불 영화의 인기는 폭력과 성의 자극적인 소재를 화끈하게 그려내 제대로 ‘돈값’을 하기 때문이다. ‘킹스맨’에서는 무려 3분44초에 걸친 원테이크 폭력신, 클래식 뮤직을 곁들인 머리 폭발신 등이 관객들의 입소문을 탔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남다른 성적 취향이, ‘기생수’ 역시 만화 원작의 표현들이 비교적 리얼하게 처리돼 관객을 모으고 있다.
관객들의 연령대가 높아진 점도 19금 영화의 확산을 꼽을 수 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영상을 접할 수 있는 10~20대와 달리 극장에는 30대 이상의 성인층이 훨씬 많이 찾는다. 1,000만 영화 ‘명량’의 흥행을 이끈 세대는 40대 이상이었다. 또 자유로운 영상 표현을 원하는 관객들의 욕구 충족이 강화된 점도 청불 영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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