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임파서블5 7월 말 개봉 예고
연초부터 할리우드 영화가 쥐락펴락
지난 6일 충무로를 잠시 긴장시킬 만한 뉴스가 발표됐다. 할리우드영화 ‘미션 임파서블5’(가제)가 7월30일 개봉한다는 소식이었다. 미국 개봉일(7월31일)을 감안해 결정한 것이긴 하지만, 개봉을 넉 달이나 남겨두고 날짜를 못박은 것은 충무로를 향한 선전포고나 마찬가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 영화시장에서 할리우드영화의 주도권이 예사롭지 않다.
이미 봄부터 극장가는 할리우드 대작이 쥐락펴락하고 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이 4월23일 또는 30일 개봉을 저울질하고 있다. ‘어벤져스2’는 2012년 개봉한 전편이 707만4,867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모은데다 지난해 봄 서울 등에서 촬영을 해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봤다. 오래 전부터 올 봄 최대 화제작으로 꼽히며 1,000만 관객 동원을 예약했다는 평이 따른다. 대형 흥행 태풍을 피하기 위한 셈법에 골몰하는 한국 영화계는 김혜수 주연의 ‘차이나타운’ 등이 4월 개봉을 알리고 있을 뿐이다. 봄시장에선 ‘어벤져스’에 치이고 여름시장에선 ‘미션 임파서블5’에 밀리면서 올해 극장가는 ‘외화 놀이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월말이나 8월초는 1년 중 최대 대목인 여름시장의 정점이라는 점에서, ‘미션 임파서블5’의 개봉일은 의미심장하다. 매해 충무로의 ‘텐트폴’(흥행 가능성이 높은 대작)이 이 때 극장가를 공략했다. 지난해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한 ‘명량’(7월30일), 2013년 여름 흥행작 ‘설국열차’(8월1일)가 모두 이맘때 개봉했다. 지난해 여름에만 충무로는 100억대 블록버스터 ‘명량’과 ‘군도: 민란의 시대’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해무’를 줄줄이 개봉시켰다.
반면 충무로는 갈팡질팡하고 있다. 여름 흥행 대전에 참전이 확정된 국내 대작영화는 쇼박스의 ‘암살’ 정도다.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이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와 진용을 꾸려 1930년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암살 사건을 그린다.
CJ엔터테인먼트는 후배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히말라야 원정에 나선 산악인 엄홍길씨의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히말라야’로 여름시장을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주에야 네팔 촬영에 나섰고 국내 촬영분량도 남아있어 여름시장 개봉이 의문시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도 전쟁영화 ‘서부전선’과 사극 ‘간신’의 개봉을 고려 중이나 날을 잡기가 마땅치 않다. 롯데는 올해부터 할리우드 스튜디오 패러마운트의 한국 배급대행을 맡아 7월초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 이어 ‘미션 임파서블5’를 극장가에 내놓게 된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여름시장이 커 한국영화와 외화가 비슷한 시기 개봉해 함께 흥행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어느 해보다 한국영화의 외관상 약세는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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