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장녀역… "찍으면서 많이 울어"
"촬영 2주 전 대본 미리 나와 상대역 감정까지 분석, 연기 도움"
불륜 등 막장 코드 없이 43.1%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지난달 종영한 KBS2 주말극 ‘가족끼리 왜 이래’는 ‘국민 드라마’였다. 암에 걸려 죽음을 앞둔 아버지 차순봉(유동근)의 절절한 부성애와 철 없는 자녀들의 연기가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그런데 눈물에 빠진 것은 시청자들만이 아니었다. 장녀 강심 역의 김현주(39)는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나 “나 역시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돌아가셨기에 자연스럽게 연기에 묻어났다”며 “촬영하면서 많이도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2010년 지병으로 오랫동안 병마와 싸우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곤 했다는 그는 “생전의 아버지와 대화하기 싫어하며 ‘내가 다 알아서 한다’식으로 말하던 무뚝뚝했던 딸”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와 같이 맏딸인 그는 “도대체 왜 그랬는지 후회가 된다”고도 했다.
그래서인지 ‘가족끼리 왜이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술에 취한 차순봉이 딸의 거짓 임신을 알면서도 “결혼해줘서 고맙고, 입덧도 고맙다”며 유언처럼 말하는 대목이라고. 그는 “이 장면을 촬영하면서 나뿐만 아니라 가족으로 나온 모든 연기자들이 소리 내어 울었다”고 회상했다.
6개월 간 가족처럼 동고동락했던 배우들과 이별에 아쉬움도 컸다. 그는 “얼마 전 연기자들이 제주도로 포상휴가를 다녀왔는데 서울로 돌아오는 공항에서 서운한 마음 때문에 울기까지 했다”며 휴대폰으로 찍은 동료들과의 사진을 하나하나 보여줬다.
김현주는 배우들과 더 끈끈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강은경 작가의 빠른 대본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촬영 2주 전에 대본이 나온 덕분에 자신의 캐릭터를 완벽 마스터하는 것에서 나아가 상대 배우의 감정까지 파악할 수 있어 연기가 안정적이었다는 것이다.
김현주와 강 작가는 13년 전 SBS ‘유리구두’에서 신인 배우와 신인 작가로 만나 시청률 40%대를 합작했었다. “지금까지 20여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처음으로 원 톱 주인공으로 나선 ‘유리구두’는 연기의 맛과 재미를 알게 해 준 작품이었어요. 이번에 다시 만났을 땐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30대 후반이 되면서 결혼과 건강 관리에도 신경이 쓰일 법하다. “억지로 하는 결혼은 싫어요. 아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요새는 운동에 빠져서 지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서 배에 근육을 만들면 꼭 보여드릴게요(웃음).”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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