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당국이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살해 사건에 대한 용의자 4명을 체포했다. 러시아 당국은 그러나 이들에 대한 구체적 혐의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어 범인 조작 가능성 등 의혹이 일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넴초프 살해 용의자로 안조르 구바셰프와 자우르 다다예프 등 2명을 체포했다”며 “이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도 보고했다”고 밝혔다. 잉구셰티아 자치공화국 알베르트 바라코프 안보실장은 “두 명의 추가 용의자가 넴초프 암살 혐의로 구금됐다”고 밝혔다.
4명 중 최소 3명의 용의자들은 체첸계로 현재 북캅카스 지방의 체첸 자치공화국과 접경하고 있는 잉구셰티아 자치공화국에 구금돼 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현지 보안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바라코프 안보실장은 구바셰프는 모스크바의 사설 경비업체에서 일했으며, 다다예프는 체첸공화국 경찰 부대에서 10년간 복무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두 명의 용의자 중 하나는 구바셰프의 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 야권은 넴초프의 피살에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여전히 거두지 않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넴초프 피살 과정에서 용의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밝히지 않으면서 이들에게 누명을 씌워 사건을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실제 야권은 지난 2004년과 2006년 두 차례 언론인 피살 사건이 벌어졌을 때도 체첸계 용의자가 지목됐다고 지적했다. 체첸공화국은 러시아와 지난 20년 동안 분리독립을 벌여온 곳으로 체첸계와 러시아 간에는 뿌리깊은 적대감이 존재하고 있다. 한편 용의자들은 오는 8일 법원에 출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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