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대상이 아닌, 일반적인 유럽에 대한 지식과 생각은 나름 매우 친숙하다. 하지만, 투자의 대상으로서 유럽은 매우 낯선 시장이다. 이런 점에서 펀드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유럽은 친숙하면서도 낯선 시장인 듯 하다.
2000년대 중반 우리나라 펀드투자의 붐을 주도한 해외시장은 차이나,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소위 ‘브릭스(BRICS)’를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과 일본 정도가 아닐까 한다. 요즘의 저금리 환경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높은 고금리 예금 및 채권 금리 등 당시 환경을 감안한다면, 예금이 아닌 위험자산 투자 차원에서 펀드 투자자들의 목표수익률을 맞출 수 있는 시장은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보다는 브릭스 등 신흥시장이었다. 그러므로 굳이 펀드투자의 대상국가로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인한 저금리 환경이 전세계적으로 확대되며 한국 역시 저금리 국가로 가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특히, 급격한 고령화 추세의 한국 인구구조를 감안한다면 향후 상당 기간 저금리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저금리 환경하에서는 예금 이외에 다양한 자산배분을 통한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예금 대비 높은 수익 추구가 가능하면서 신흥시장 대비 낮은 변동성을 보이는 미국 및 유럽 등 선진시장에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 수년간의 양적완화를 통한 증시 회복에 이어, 경기회복으로 연결되고 있는 미국에 대한 긍정적 투자의견이 최근 1~2년간 서서히 늘어났으나, 실제로 일반 투자자들이 미국 투자 비중을 이에 맞추어 늘리지는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 역시 펀드 투자자들에게는 낯선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최근 미국증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긍정적 투자의견이 일부 약화되며, 선진시장 중 유럽 증시가 가장 유망한 곳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궁극적인 이유는 향후 유럽중앙은행의 대규모 양적완화가 미국과 일본의 경우처럼 결국 유럽 증시를 상승으로 이끌 것 이라는 기대감이 아닐까 한다. 실제로 유럽 주식형 펀드로 자금 흐름 역시 순유입으로 전환 되는 등 수급개선의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분명히 유럽투자를 추천하는 은행 및 증권사가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유럽증시를 추천하고자 의견을 내는 것만은 아니다. 보다 강조하고 싶은 바는, 안정성이 높은 국채 및 예금과 매우 공격적인 신흥시장만으로 금융자산배분의 대상을 한정하지 말자는 것이다. 예금과 신흥시장 펀드의 중간 수익률, 중간 변동성 추구가 가능한 유럽 및 미국 등 선진국 펀드에의 관심을 실제 투자로 연결시켜 자산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는 현명한 투자를 추천한다.
그런 차원에서의 유럽 증시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의견을 내어 본다.
전인봉 신한PWM서울Privilege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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