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 않나" 되레 의료진 격려, 수술경과 좋아 다음주 퇴원할 듯
5일 피습 사건으로 부상을 입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상태가 크게 호전돼 내주 초쯤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 불의의 사고에도 불구하고 농담을 건넬 정도로 의연한 모습을 보이며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는 리퍼트 대사의 모습에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
윤도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장은 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9,10일쯤 얼굴 실밥을 제거하고 상처 상태나 회복 정도를 하루 이틀 지켜본 후 퇴원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관통상을 입은 왼팔의 실밥은 퇴원 후 16일쯤 제거할 예정이다. 리퍼트 대사는 오전 3시쯤 잠들어 4시간밖에 잠을 이루지 못했지만 병실 내에서는 자유롭게 걸어 다니는 등 상태가 괜찮은 편이라고 윤 원장은 전했다.
수술 후 37.7도까지 올라간 체온도 이날 오전 37.1도로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고, 상처 부위도 비교적 깨끗해졌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음식 섭취도 양호해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서양식 샐러드와 부드러운 토스트로 아침 식사를 마쳤다.
다만 관통상의 영향을 받는 왼팔 아래쪽과 손가락 쪽은 통증과 저림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2,3일 후면 차차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원장은 “심리 상태가 의료진보다 더 안정이 된 것 같고, 거꾸로 ‘힘들지 않느냐’고 의료진들을 격려할 정도로 여유가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로 의료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으며 방송이나 트위터 등을 보며 한국인들이 걱정해준 데 대해서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병문안도 받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정갑영 연세대 총장을 맞아들인 리퍼트 대사는 침대를 45도가량 세운 채 15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 미국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정 총장의 이력을 듣자 “코넬의 추운 겨울을 보냈으니 ‘훌륭한 사람’”이라고 농담도 건넸다. 그는 병원 측이 ‘대사님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든 시민단체 회원들의 사진을 보여주자 “땡큐”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완구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병실을 찾았다. 병문안 후 이 총리는 “우리 국민이 많이 걱정하고 대통령도 많이 염려하고 있어 총리로서 그런 뜻을 우려의 말씀과 함께 전했다”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의 트위터에는 응원과 위로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같이 갑시다!’라는 리퍼트 대사의 글에 “대인배이십니다. 같이 가주신다면 영광입니다”라고 화답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당신을 정말 좋아합니다. 소수의 극단주의자가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서 대사님께 테러를 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라고 위로했다.
대사가 머물고 있는 병실은 내부에 비서와 주치의, 공보참사관이 상주하고 병실 밖에는 병원 측 보안요원과 서울경찰청 소속 외빈경호팀이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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