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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만 먹어도 취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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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만 먹어도 취하는 남자

입력
2015.03.0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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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만 먹어도 취하는 사람 실제로 존재, 알코올 효모가 뱃속에서 자연 발효.

1년 동안 매일 원인불명의 복통과 두통에 시달리고 잠에서 깨면 구토를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 닉 헤스의 사연을 BBC가 5일 보도했다.

헤스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알코올 중독이라는 의심을 받았고 불쾌함을 겪어왔다. 그의 아내도 그를 의심하여 집을 샅샅이 뒤져 술병을 찾으려고 하다 포기하고 남편의 상태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주변의 의심에 불쾌함을 느끼던 헤스는 아내가 촬영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그는 자기가 분명 취해 보인다는 것을 인정하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끝에 자신이 ‘자가 양조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가 양조 증후군’이란 뱃속의 효모가 이상 성장하여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중 알코올로 바꾸는 증상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증상으로 알코올 중독자로 오인 받는다. 이 증상은 1970년대 일본에서 ‘만성 효모 감염’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보고되었다.

미국 텍사스 주 파놀라대 건강연구소 바바라 코델 대표는 같은 증상을 겪은 그의 친구 조가 그런 증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조는 매일 어지러움, 메스꺼움, 무기력함을 호소했다. 그의 부인은 그의 증상을 매일 기록하기 시작했고, 그 중 한번은 가족이 모두 함께 술을 마신 뒤 알콜 측정을 해 보기도 했다. 당연히 조의 수치가 가장 높았다.

2010년 들어 증상은 점점 심해져 조는 주당 2, 3회의 자연 발생적 만취상태를 겪었고, 같은 해 병원에서 24시간 정밀 관찰을 받기에 이르렀다. 하루 동안 고 탄수화물 식사를 하며 2시간마다 피를 뽑아 알코올 농도를 측정했다. 오후 무렵, 조의 피 100㎖당 알코올 양은 120㎎에 달했다. 위스키 7잔을 마셔야 도달할 수 있는 수치였다.

헤스를 진찰한 코델은 “놀랍게도 그의 장 속에는 일반인의 4배에 이르는 효모가 있으며 그렇게 높은 수치는 처음 봤다.”라고 말했다. 헤스와 조의 사례가 인터넷에 소개된 후 50명에 이르는 사람이 비슷한 상태에 있다고 전해왔다. 코델은 미국 전체의 ‘자가 양조 증후군’ 환자는 그 두 배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한다.

헤스와 조는 향진균제를 처방 받고 적은 양의 탄수화물과 설탕을 섭취하는 식단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 그들의 증상은 대부분 완화되었다. “한 달에 한두 번 취하는 경험을 하고 있지만 전보다 훨씬 약한 수준.” 이라고 헤스는 말한다. 또 헤스는 “거의 포기하고 있던 나를 내 아내가 끈질기게 노력해 구원해 주어 그 노력에 감사한다.”라고 덧붙였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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