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의 옆집에 살아 | 소년이 되어서도 이사를 가지 않는 난 너의 옆집 살아 | 너의 집에 신문이 쌓이면 복도를 천천히 걷고 | 베란다에 서서 빈 새장을 바라보며 | 새장을 허물고 사라진 십자매를 기다리는 난 | 너의 옆집 살아
성동혁 ‘나 너희 옆집 살아’ 일부
옆집엔 아빠의 직장이 바뀌어도 이사를 가지 않는 소년이 산다. 같은 날 소독을 하고 같은 날 가스 검침을 받는 소년이 산다. 태풍 예보에 같은 테이프를 창문에 붙이고, 아침마다 같은 헤드라인에 놀라고, 같은 추위와 같은 배고픔과 같은 분노에 시달리는, 소년이 산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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