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가 2012년 세계적 공분을 일으킨 인도 버스 여대생 성폭행 사건의 범인이 피해자를 비난하는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 방영을 강행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인도 내무부는 5일 BBC가 법원의 방영금지 명령을 무시한 채 2012년 12월 뉴델리 버스 안에서 여대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무케시 싱(29)의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 ‘인도의 딸’을 방송한 것을 비판하고 법적 조치를 경고했다.
라지나트 싱 내무장관은 인도 정부가 어떤 제재를 가할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모든 선택지를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애초 다큐멘터리는 세계 여성의 날인 오는 8일 인도는 물론, 영국, 덴마크, 스웨덴 등 여러 나라에서 전파를 탈 예정이었다. 인도 법원은 다큐멘터리 방영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BBC는 전날 방송을 강행했다.
인도 시청자는 BBC 웹사이트를 통해선 ‘인도의 딸’을 볼 수 없지만,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영화가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인도 정부는 유튜브에 다큐멘터리에 대한 접속 차단을 요청했다.
앞서 인도 정보방송부는 3일 영화의 자국 내 방송을 금지했으며, 경찰은 교도소 내 인터뷰 허가 등 영화제작 과정에 위법 사항이 있는지 수사에 나섰다.
BBC와 영화제작자 레슬리 우드윈이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에서 싱은 “품위 있는 여성은 밤에 밖으로 나다니지 않는다” “성폭행 당할 때 저항해선 안 되고 조용히 성폭행을 허락해야 한다”는 등 피해자를 비난하고 범죄를 정당화해 논란을 불렀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