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옥(59) 대법관 후보자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축소한 검찰 수사팀 일원인 사실이 드러나 인사청문회가 미뤄진 가운데, 검찰이 이 사건 수사기록을 공개해 달라는 유족의 요청을 거부했다.
5일 검찰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기호 의원실에 따르면, 고(故) 박종철씨의 친형 박종부(58)씨는 지난달 12일과 26일 두 차례 박종철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고문 경찰관 등의 재판ㆍ수사기록 열람 및 등사를 요청했다. 사건 당시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막내 검사였던 박 후보자는 이 사건 수사와 재판에 참여했고, 경찰관 1명에 대해선 직접 신문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공판조서와 공소장, 증거목록 리스트 등 일부만 공개하는 데 그쳤다. 수사상황이 생생히 담겨 있는 피의자 신문조서ㆍ사건관계자의 진술조서 등의 열람ㆍ등사는 1ㆍ2차 요청에서 모두 불허됐다. 검찰은 “기록 공개로 인해 사건 관계인의 명예가 훼손될 우려가 있고, 수사기관 내부 문서는 소송기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검찰 결정은 박 후보자가 당시 수사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는 핵심자료들은 제외한 채, 나머지만 공개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서 의원은 “청문회 개최 논의에 앞서 수사기록 공개를 통해 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명백히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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