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흉기에 부상을 입은 마크 리퍼트(42) 주한 미국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난해 10월 역대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로 발탁됐다. 특히 한국 부임 직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한국민과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왔다.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 상원의원이었던 2005년부터 외교안보담당 보좌관으로 활동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이후 2009년 백악관 안전보장이사회(NSC) 수석보좌관, 국방부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을 지내며 미 외교안보 라인의 실세이자 아시아통(通)으로 통했다. 리퍼트 대사는 2007년 미 해군에 입대해 특수부대(SEAL) 소속 정보장교로 이라크에서 진행된 비밀작전에 참여했고 이후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과는 농구를 함께 즐기는 등 사적으로도 절친한 사이로 지난해 10월 워싱턴시에서 열린 그의 주한대사 취임선서식에는 이례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리퍼트 대사를 “나의 오랜 친구”라고 불렀다. 이번 피습사건 직후 오바마 대통령이 리퍼트 대사에게 직접 안부 전화를 걸기도 했다.
평소 리퍼트 대사는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3각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또 그는 오바마 정권의 아시아 중시 정책인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를 설계하고 입안하도록 한 주인공이다. 그가 한국 근무를 자원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한미 관계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다양한 경력 때문에 주한 대사로 부임할 당시 최연소 대사임에도 불구하고 정상급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한국에 부임한 이후 리퍼트 대사는 아내 로빈 여사와 ‘치맥’을 먹으며 야구 경기를 관전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날 수험생을 응원하는 등 한국인 정서에 친근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 12월 자신의 블로그에 영화 ‘국제시장’의 관람소감을 올리고 영화 촬영장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는 블로그와 트위터 등 SNS를 통한 직접 소통에도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12월 개설한 블로그‘리퍼트 가족의 한국 이야기’에 가족을 소개하고는 “길가다 저희를 보시면 주저 말고 아는 척해달라”고 당부하는가 하면 자신의 트위터(@mwlippert)에 자신의 활동을 서툰 한글로 직접 올려 화제가 됐다. 심지어 자신의 애완견 그릭스비의 트위터 계정(@grigsbybasset)까지 만들어 함께 광화문 등 서울 중심가를 산책하는 사진을 올려 기존의 엄숙하고 딱딱한 외교사절의 모습을 탈피했다. 또한 올해 1월 한국에서 태어난 자신의 첫째 아들의 가운데 이름에 한국식 이름 ‘세준’을 넣어 짓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후 수술이 끝난 뒤 직접 트위터에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그는 “잘 있으며 굉장히 좋은 상태다. 로빈과 세준, 그릭스비와 나는 (여러분의) 지지에 매우 깊게 감동받았다”고 썼다. 이어 그는 “한미 동맹의 진전을 위해 최대한 빨리 돌아올 것”이라며 한글로 “같이 갑시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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