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81세 중학생 새내기 “후회없는 학창시절 보내겠다”
일흔살을 넘긴 초등학생에 이어 80줄에 중학생으로.
충남 부여면 은산중학교 신입생 조옥순(81ㆍ은산면 장벌리) 할머니는 “글자를 깨우치고 싶은 희망 하나로 시작한 공부가 여기까지 오게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조 할머니는 20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어린 시절 가난 탓에 못배운 한을 새삼 되짚어야 했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애틋한 편지 한 통 쓰고 싶었지만 글자를 몰라 할 수 없었던 회한이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후회를 거듭하던 조 할머니는 6년 전 무작정 동네 초등학교를 찾아 길을 물었다. 뜻밖에도 교장선생님의 반색과 격려가 쏟아져 곧바로 초등학생이 됐다. 며느리가 등ㆍ하교를 돕는 등 자식들도 ‘늦깍이 학생’을 위해 정성을 쏟았다.
2일부터 손녀와 함께 은산중학교에 다니는 조 할머니는 “학교 친구들이 잘 도와주고 있지만 그래도 모든 과목이 어렵다”며 “열심히 공부해 후회 없는 학창시절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최정복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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