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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간 박 대통령 무채색 드레스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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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간 박 대통령 무채색 드레스코드

입력
2015.03.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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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순방 때 화려했던 패션과 대비 "이슬람선 여성의 튀는 복장 금기시"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순방에는 무채색 계열의 드레스 코드를 유지했다. 3일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어두운 남색 상·하의를 입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순방에는 무채색 계열의 드레스 코드를 유지했다. 3일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어두운 남색 상·하의를 입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해외 순방을 다니거나 외국 정상을 만날 때 다양한 색깔의 옷을 갈아 입으며 패션 외교를 펼쳤다. 중동 순방에 나선 박 대통령의 이번 드레스코드는 '무채색'이다.

박 대통령은 3일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상ㆍ하의 색깔을 검은 빛을 띤 어두운 남색 상ㆍ하의로 통일했고, 2일 쿠웨이트 사바 국왕과 정상회담 때는 흰색 상의에 회색 바지를 입었다. 흰색은 이슬람 남성들이 입는 원피스 형 전통 의상인 '싸웁'의 색깔로, 격식과 예의를 상징한다. 박 대통령은 다른 외교ㆍ경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회색과 청록색 등 대부분 채도가 낮거나 차가운 색깔의 옷을 골라 입었다. (관련기사 ▶ 대통령 패션의 완성은? )

정부 관계자는 4일 "남녀차별이 심한 이슬람 문화에서 여성은 검정색 아바야(망토 형태로 전신을 가린 이슬람 전통 의상)나 히잡(머리와 목을 가리는 스카프) 등으로 몸을 가려야 하고, 아바야ㆍ히잡 착용이 면제된 여성 지도자라도 화려한 색깔의 옷을 입어 남성들 사이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을 느낀다"며 "박 대통령이 이 같은 현지 정서를 고려해 과거 외교 행사에서 자주 선택한 빨간색이나 하늘색, 연두색 등의 옷 색깔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한 동포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어 정치ㆍ경제 행사장에 여성이 참석하는 경우 자체가 별로 없고, 옷 모양이나 색깔로 개성을 드러내는 것도 금기"라고 말했다.

중동 국가에서는 여성이 바지나 치마의 엉덩이 부분을 상의로 덮지 않는 것이 상당한 결례라고 한다. 이 같은 코드는 긴 상의에 바지를 즐겨 입는 박 대통령의 평소 스타일과 다르지 않아 옷 모양을 놓고는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은 중동 순방 나흘 째인 4일 사우디에서 양국 기업인들이 모인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고 아랍의 '워렌 버핏'이라 불리는 세계적 투자가인 알 왈리드 킹덤홀딩회사 회장, 야마니 원자력재생에너지원 원장을 접견하는 등 경제외교 행보를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비즈니스포럼에서 "1970년대 한국 청년근로자들이 사우디 고속도로와 항만 건설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양국 협력이 이제 새로운 성장전략에 맞추어 미래지향적으로 변해야 한다"며 원자력과 보건의료 금융 등 분야로 협력을 다각화할 것을 강조했다.

리야드ㆍ아부다비=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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