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친환경대현그린
온실가스 408톤 인정받아
국내 농업 분야선 처음
가축분뇨 등을 화학 분해해 전기를 생산하는 국내 가축분뇨자원화시설이 국제기구의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거쳐 탄소배출권을 인정받는 쾌거를 올렸다. 국내 농업 분야의 탄소배출권 획득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북 정읍시 신태인읍 소재 가축분뇨자원화시설인 친환경대현그린(대표 김성대)이 최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인증을 받아 탄소배출권(CERs)을 획득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업체는 우선 온실가스 408톤(4개월간 감축분)에 해당하는 탄소배출권을 인정 받았다. 이는 한국거래소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에서 현재 시세로 412만원의 가치가 있다. 10년이면 1억2,000만원 상당(탄소배출권 1만2,214톤)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환경을 보호하면서 지속적인 수익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가축분뇨자원화시설을 만들어 탄소배출권을 획득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친환경대현그린이 설립된 2010년만 해도 국내에서는 가축분뇨자원화시설이 전무해 사업성을 확신하기 어려웠고, 음식물 쓰레기와 가축 배설물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특성상 지역 주민들의 반대도 심했다. 김성대 대표는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을 마을회관에 모아 수 차례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다짐했다”면서 “현재는 전기를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로 액체비료를 만들어 지역 농가에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네 어른들이 두엄을 삭힐 때 나오는 가스로 밥을 지어 먹던 모습을 떠올리며 ‘이거면 되겠다’싶어 시작한 사업이 탄소배출권 획득으로 이어져 기쁘다”고 덧붙였다.
시설을 만든 뒤에도 탄소배출권을 획득하는 데 4년이 더 걸렸다. 탄소배출권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거래될 수 있는 ‘초국적 주식’인 만큼 유엔의 인증 절차도 까다로워서다. 검증 절차를 전담한 주혜진 한국농어촌공사 연구원은 “사업계획서를 조금만 바꿔도 유엔의 검ㆍ인증을 통과해야 했고, 서류 하나를 보내면 처리되는데 6개월씩 걸렸다”고 말했다.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액체(탈리)와 가축 배설물을 하루 100톤씩 수거한 후 이를 통해 생산한 전력 8,500㎾(127만5,000원 상당)를 매일 한국전력에 팔고, 다시 탄소배출권을 통한 추가 수익을 올리는 친환경 사업구조는 이러한 민관협력의 결과다. 김 대표는 “가축분뇨자원화 시설 설비가 순수 국산 기술이 아닌 점이 아쉽다”면서 “우리 기술로 시설을 개발하는 것이 남은 목표”라고 밝혔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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