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ㆍAK 등 오픈형 매장 변신
합리적 소비 젊은층 끌어들여
‘브랜드간 칸막이를 없애라.’
백화점업계가 급성장하는 온라인 기반 유통채널에 뺏기고 있는 젊은 소비층 공략을 위해 매장간 벽을 허물고 있다. 기존의 브랜드별로 구분한 폐쇄형 매장 위주에서 브랜드 구분 없이 특정 제품군을 하나의 열린 공간에 전시, 판매하는 오픈형 매장비율을 점차 늘리고 있는 것. 소위 보더리스(Borderlessㆍ경계 없는) 매장이 주목 받고 있다.
4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7일 서울 소공동 본점 2층 영패션 매장을 브랜드간 매장 경계를 없앤 열린 공간으로 새롭게 꾸몄다. 10여개의 브랜드를 모은 560㎡ 트렌디캐주얼존과 4개 브랜드로 구성한 330㎡ 규모의 라이프스타일존으로만 구역을 나눴다. 이 백화점은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잠실점에 가전, 가구, 홈패션, 주방 등 154개 브랜드의 생활용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6,300 ㎡ 규모의 대형 리빙관을 열었다.
AK플라자 백화점 수원점이 지난해 12월 젊은층을 겨냥해 백화점 내에 문을 연 AK&몰은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모든 층을 브랜드별 경계를 허문 개방형 쇼핑공간으로 구성했다. 유행에 민감하고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10~30대 젊은층을 주요 고객으로 염두에 두고 가로수길과 동대문의 스트리트패션 등 141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그간 경제력 있는 상류층 수요에 주로 초점을 맞춰 온 백화점업계는 백화점에 고급 이미지를 덧입히기 위해 개방형보다는 폐쇄형 매장에 주목해 왔다. 개방형 매장은 소비자가 부담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비교적 값싼 물건을 판매한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백화점업계가 잠재력 있는 젊은 소비층을 끌어들이는데 관심을 보이면서 고가 브랜드에도 개방형 매장을 과감히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재개관한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본점) 웨스트도 2~5층을 개방형 보더리스 매장으로 꾸몄다. 백화점 측은 보더리스 매장 오픈 이후 매출은 물론 젊은 고객 기반이 확대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3~12월 웨스트 2~5층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고, 20대 고객의 매출 신장률은 44.9%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방형 매장은 특정 제품군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취향이 뚜렷한 젊은 고객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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