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그 중에서도 현대음악은 어렵고 지겨울 것이라는 편견을 없앨 신작들이 줄줄이 국내 무대에 오른다. 그리스 신화 속 이카루스의 여정을 담은 관현악곡부터 재작년 터키 반정부 투쟁의 도화선이 된 이스탄불 ‘게지파크’ 시위에서 영감을 받은 피아노 독주곡까지 세계 초연, 아시아 초연으로 국내 관객과 만난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통영국제음악제에는 터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파질 사이의 신작 ‘게지파크’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연주된다. 2013년 5월 터키 반정부 시위의 도화선이 된 이스탄불 게지파크에서 열린 시위를 모티프로 3부작으로 짜인 이 작품은 지난해 9월 독일 브레멘에서 선보였었다. 29일 열리는 파질 사이의 리사이틀에서 게지파크 2부가, 31일 열리는 파질 사이와 홍콩 신포니에타의 협연에서 게지파크 3부가 메조소프라노 김선정이 함께 아시아 초연된다.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055)650-0421
영국 출신의 작곡가 마크앤서니 터니지의 오페라 ‘그리스인’도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아시아 초연된다. 그리스 고전 오이디푸스 왕을 1980년대 런던의 하층민 청년 ‘에디’로 각색한 작품이다. 1988년 독일 뮌헨 가스타이크 가를오르프 홀에서 발표돼 터니지의 출세작이 됐다. 영국의 현대 오페라 전문 기획사인 뮤직시어터 웨일스의 예술감독 마이클 매카시가 연출한다. 4월 2~3일 통영국제음악당 블랙박스. (055)650-0421
이달 6일 실내악그룹 앙상블 오푸스의 정기연주회 ‘앙상블 오푸스와 크라쿠프 듀오의 오래된 정원’에서 선보이는 ‘클라리넷과 현악사중주를 위한 오중주’는 오푸스 예술감독 겸 작곡가인 류재준 씨가 발표한 신작. 류 감독은 “지난해 5월 초연한 ‘두 명의 타악기 주자와 피아노를 위한 음악’에서 구현한 음계를 발전시킨 곡”이라며 “4악장 40여분에 낭만적 전원적인 주제부터 슬프면서 즐거운 왈츠까지 망라돼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은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앙상블 오푸스 리더)과 김다미, 비올리스트 이한나, 첼리스트 김민지,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이 연주하며, 내년 3월 뉴욕에서 상하이스트링콰르텟의 연주로도 선보인다.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1544-5142
14일 화음쳄버오케스트라의 ‘이카루스 콘서트’에서 발표되는 관현악곡 ‘이카루스’는 제목처럼 그리스 신화 속 이카루스 여정을 담은 작품. 이 곡을 작곡한 임지선 연세대 작곡과 교수는 “신화를 총 5개 장면으로 구성해 각 장면에 어울리는 음향으로 작품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카루스 탄생의 신비는 하프, 이카루스가 아버지와 미궁에 빠지는 장면은 바순 등 관악기의 낮은 음역대를 반복해 표현한다. 새들이 날아올라 밀랍으로 이카루스의 날개를 만드는 장면은 플루트, 클라리넷 등 목관악기와 금관악기로, 밀랍 날개가 녹아 추락하는 장면은 빠른 템포의 현악기로 들려준다. LG아트센터. (02)544-9092
다음달 1일 서울시향의 ‘아르스노바 시리즈Ⅰ&Ⅱ’에서 소개되는 박명훈의 신작 ‘몽타’는 베를린 다다이스트들의 몽타주 작업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 2005년 한국인 최초로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작곡부문에 입상한 박씨는 신문과 잡지 등에서 얻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무질서하게 배열, 합성하는 몽타주 제작과정을 솔로 더블베이스와 오케스트라 앙상블로 표현했다. 세종체임버홀. (02)3700-6334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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