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1개 지자체장 합숙토론회
당적 떠나 예산 공동논의 처음
핵심 사업 간추려 낭비 방지 목적
예산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 남경필 경기지사와 도내 31개 시장 군수가 한 자리에 모인다. 단체장들은 합숙까지 해가며 머리를 맞대고 필수 핵심 사업만을 추려내는 회의를 통해 도민 예산이 허투루 쓰이는 걸 방지할 계획이다. 시장ㆍ군수들이 당적을 떠나 기초ㆍ광역단체 예산을 공동으로 논의하는 것은 전국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는 4일 예산 연정(기초ㆍ광역단체가 함께 예산 논의) 등 재정 혁신을 위한 ‘공감(共感) 예산 편성계획’을 발표하고 도의회와 함께 이달 중에 ‘재정전략회의’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재정전략회의는 도의회(여야 3명씩)와 집행부 각각 6명, 민간전문가 4명 등 모두 16명으로 꾸린다. 의장은 사회통합부지사가, 간사는 도 예산담당관이 맡는다.
전략회의에서는 20억원 이상의 투자사업(올해 기준 120여건) 1억원 이상의 행사사업(30여건) 도의회 요구사업이나 도지사 공약사업 등의 예산편성에 관해 논의하게 된다.
예산편성 시작 시점도 8월에서 4월로 앞당긴다. 과거 시간이 촉박해 제대로 된 예산 심의가 어려웠던 점을 감안해 사실상 예산을 상시 편성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심사기간 확대로 심도 있는 조정과 의견 수렴을 통해 재원 배분을 둘러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도는 보고 있다.
특히 연정을 구성한 남경필 경기지사는 다음 달 3∼4일 도내 31개 시장 군수가 함께 하는 예산 연정 합숙토론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남 지사와 시장ㆍ군수들은 과거 관행적인 도 지시사업에서 벗어나 쌍방 소통을 바탕으로 주요 사업을 선별할 방침이다. 현재 경기도는 도 예산의 40% 가량을 시군 예산으로 내려보고 있어 연정 결과에 따라 시정ㆍ교육사업 등에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전략회의는 이후 6월까지 예산편성 기준을 수립하고 사업 우선순위를 확정한 뒤 9월 투자사업 현장 확인을 거쳐 12월 주민참여토론ㆍ예산안 의결 등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도는 이와 함께 1,800여개 도 자체사업 가운데 600여개(1조원)를 선정, 외부 전문가의 타당성 검토를 거쳐 사업성이 떨어지는 10%의 사업은 폐지ㆍ축소하고 이를 통해 마련된 예산은 도의회와 도민이 요구하는 사업에 쓸 예정이다.
이기우 경기 사회통합부지사는 “이번 예산 연정은 납세자인 도민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킨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사전 조사에서 대부분 단체장이 참석한다고 의견을 보내와 성과 있는 예산 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남 지사는 경기도 의정을 야당과 공유한다는 뜻에서 정치 연정을 표방한 데 이어 실질적인 연정 실천을 위해 예산 연정을 밝힌 바 있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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