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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 억제 능력 갖춰 필요하면 선제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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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 억제 능력 갖춰 필요하면 선제 타격"

입력
2015.03.0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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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유엔 군축회의서 北 리수용 외무상 강경 발언

리수용 북한 외무상
리수용 북한 외무상

북한이 ‘필요하면 미국에 선제 타격을 가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의 대미 선제타격 위협은 ‘3차 북핵 실험’직후인 2013년 3월 이후 2년 만에 나온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 기조연설에서 “날로 가중되는 미국의 핵 위협 때문에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힌 뒤 “북한은 이제 미국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미국을 억제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선제타격도 가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덧붙였다.

리 외무상은 “미국이 핵무기로 북한을 일방적으로 위협하던 시대는 완전히 지나갔으며, 군사적 위협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의 현실은 누구의 잘못으로 세계의 핵 군축 과정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상이 제네바 군축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 외무상의 이날 발언은 군사적 긴장 수준을 끌어 올리는 방법으로 이달 2일 시작된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김정은 정권의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실제로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도발적 성격이 강하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질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과 한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외교가 일부에서는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북한이 최근 추가 핵실험과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연계시키면서 훈련 중단을 요구했던 만큼 이번 위협이 4차 핵실험 강행을 위한 명분 쌓기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리 외무상도 “앞으로 북한의 대응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즉각 일축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내놓은 관련 논평에서 “북한은 국제의무를 지키고 지역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또 “거듭된 위협에도 불구, 미국은 북한을 결코 핵무장 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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