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사우디 국왕과 회담… 2조원 규모 건설 추진 MOU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고 사우디에 20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한국형 스마트원전 건설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수출이 최종 성사될 경우 국산기술로 개발한 중소형 원전을 해외에 진출시키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중동 4개국을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살만 국왕을 만나 스마트원전 건설을 위한 예비검토 사업을 올해부터 2018년까지 추진하고, 사업이 완료되면 사우디에 스마트원전 최소 두 기를 시범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발전량이 대형 원전의 10분의1 규모(10만kw)인 스마트원전은 냉각수 필요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 착안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중동 등 물 부족 내륙 국가에 수출할 목적으로 3,353억 원을 들여 개발했다. 우리나라의 중소형 원전 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약 5년 앞서 있고, 사우디가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중소형 원전에 큰 관심을 갖고 있어 수주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양국은 관련 기술을 공유해 제3국에 원전을 수출하는 방안도 공동 추진함으로써 세계 중소형 원전 시장 선점에 나서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사우디 일간 알 리야드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30년 이상 원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아랍에미리트의 원전 건설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인 만큼 사우디의 원전 개발 정책에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양국 정부와 기업은 SK텔레콤 등 국내 각 대기업이 운영 중인 창조경제혁신센터 모델을 사우디에 수출하고 창조경제 신산업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의 MOU도 맺었다. 청와대는 "창조경제 정책을 처음 수출하는 것으로, 창조경제가 글로벌 경제발전 모델로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정부는 사우디에 건설 중인 특화제약단지와 여성암센터에 대한 우리 기업ㆍ병원의 기술지원 등을 확대키로 하고 물 공급ㆍ기상 분야 등에 대한 기술 교류를 실시하는 등 고부가가치 산업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MOU 14건을 통해 54억 달러(약 5조5,000억 여원) 규모의 사업 수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리야드ㆍ쿠웨이트=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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