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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g→7kg… 공도 몸도 딴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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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g→7kg… 공도 몸도 딴딴

입력
2015.03.0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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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계 할머니인데 볼링장선 막내… 5년 후 리듬체조 지도자 길 갈 것"

체조요정에서 볼링요정으로 변신한 신수지가 3일 오후 서울공릉볼링장에서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신수지는 4일 프로볼러로 본격 데뷔한다. 연합뉴스
체조요정에서 볼링요정으로 변신한 신수지가 3일 오후 서울공릉볼링장에서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신수지는 4일 프로볼러로 본격 데뷔한다. 연합뉴스
원조 리듬체조 스타 신수지(23)가 프로 볼러 테스트에 합격했다. 신수지는 2일 한국프로볼러 선발전에서 참가자 10명 중 5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사진은 지난 7월 한 이벤트 대회에 출전한 모습. 한국프로볼링협회 제공.
원조 리듬체조 스타 신수지(23)가 프로 볼러 테스트에 합격했다. 신수지는 2일 한국프로볼러 선발전에서 참가자 10명 중 5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사진은 지난 7월 한 이벤트 대회에 출전한 모습. 한국프로볼링협회 제공.

400g이 채 안 되는 가벼운 고무공을 우아하게 던져 올리던 신수지(24)는 이제 꼿꼿이 서 있는 핀들을 향해 15파운드(7kg)나 되는 무거운 볼링 공을 힘차게 내던진다. 프로 볼러로 변신한 그는 4일 서울 공릉볼링경기장에서 열리는 2015 로즈필드ㆍ아마존수족관컵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 신수지는 지난해 12월 선발전에서 평균 188점을 기록해 통과 기준(평균 185점)을 넘어 프로 볼러로 이름을 올렸다.

2011년 스물 한 살의 나이로 리듬체조 선수 생활을 마감한 신수지는 대학을 졸업한 또래 여학생들이 사회의 첫 발을 내딛는 나이에 벌써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신수지는 3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체조계에서는 할머니 소리를 들었는데 볼링 선수들 사이에서는 막내 소리를 듣는다. 다시 살아가는 기분”이라며 웃었다.

볼링이나 리듬체조나 모두 공을 사용하는 종목이지만 신수지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체조 선수 시절에는 하체를 가늘게 만들기 위해 가급적 근력 운동을 꺼렸지만 이제는 “하체 힘이 없으면 볼링을 절대 못한다”며 넉살을 부렸다. 파워가 부족하면 볼링 핀이 한 개라도 덜 넘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수지는 “치킨, 족발, 라면 등등 좋아하는 야식을 열심히 먹고 있다. 살이 빠지면 안되기 때문이다”라며 들뜬 목소리로 자신의 ‘야식 리스트’를 공개했다.

‘그렇게 먹고도 왜 살은 안 찌냐’는 원성이 들릴 법도 하지만 신수지는 먹는 만큼 어마어마한 연습량을 소화해 낸다. 볼링 스승인 박경신(38) 프로와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 신수지는 6개월간 하루 7시간을 볼링장에서 보냈다. 신수지는 “운동 선수 출신이지만 운동 신경이 뛰어나지는 않다. 하지만 그것을 연습으로 뛰어넘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에 평균 30게임을 연습했고, 많을 때는 36게임까지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수지는 “다른 일정과 겹치면 새벽에 연습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과도한 연습 탓에 골반이나 손가락 마디 관절에 염증이 생기기까지 했다. 이제는 박경신 프로가 오히려 연습량을 줄이라며 말릴 정도다.

뒤늦게 볼링에 빠지긴 했지만 신수지는 야구와 필라테스 등 스포츠는 물론 리듬체조해설위원, 방송인으로 활약할 정도로 다재다능했다. 2013년 프로야구 두산-삼성전에서 선보인 백일루션 시구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시구자 신수지’라는 직함까지 얻었다.

‘프로 볼러’ 신수지는 이제 프로의 세계에서 다시 한 번 경쟁에 몸을 맡긴다. 신수지는 “같은 프로 기수인 여자 8기 동기들에게 뒤쳐지고 싶지 않다”며 욕심을 냈다. 이어 그는 “짧은 구력에도 게임비, 용품 등을 후원해주시고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도 전했다.

하지만 신수지는 “여전히 리듬체조를 마음에 품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가끔 후배들을 지도하다 보면 나 스스로 가르치는 기술이나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느껴진다. 가장 최근까지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후배들이 잘 따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연재 선수의 뒤를 이을 선수가 없다. 그만큼 후배 양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수지는 앞으로 5년 간 ‘현재의 삶’을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어린 시절처럼 ‘체육관 붙박이’가 아니라 자유로운 신수지로 살되, 리듬체조 지도자가 되기 위한 길을 닦아나갈 계획이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원조 리듬체조 요정' 신수지가 3일 오후 서울공릉볼링장에서 열린 '2015 로드필드·아마존수족관컵 SBS 프로볼링대회' 공식 연습에서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조 리듬체조 요정' 신수지가 3일 오후 서울공릉볼링장에서 열린 '2015 로드필드·아마존수족관컵 SBS 프로볼링대회' 공식 연습에서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조 리듬체조 요정' 신수지가 3일 오후 서울공릉볼링장에서 열린 '2015 로드필드·아마존수족관컵 SBS 프로볼링대회' 공식 연습에서 볼링화를 들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조 리듬체조 요정' 신수지가 3일 오후 서울공릉볼링장에서 열린 '2015 로드필드·아마존수족관컵 SBS 프로볼링대회' 공식 연습에서 볼링화를 들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듬체조에서 프로볼링으로 전향한 신수지가 3일 오후 서울 노원구 공릉볼링장에서 2015 로즈필드·아마존수족관컵 프로 데뷔전을 앞두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리듬체조에서 프로볼링으로 전향한 신수지가 3일 오후 서울 노원구 공릉볼링장에서 2015 로즈필드·아마존수족관컵 프로 데뷔전을 앞두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08년 베이징공업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에 출전한 한국의 신수지가 로프연기를 마친 후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08년 베이징공업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에 출전한 한국의 신수지가 로프연기를 마친 후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신수지 프로필

생년월일 1991년 1월8일

키 167㎝ 몸무게 47㎏

주특기 백 일루션

출신교 오금초-오금중-세종고-세종대

주요 경력 2008 베이징올림픽 리듬체조 출전

2009 아시아리듬체조선수권 개인종합 동메달

2010 전국체전 리듬체조 여자일반부 금메달

2015 프로 볼러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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