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15.7% 증가… 1인당 80만원씩 쓴 셈
해외 여행객 증가와 직구 열풍으로 지난해 나라 밖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이 해외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122억달러(약 13조4,000억원)로 1년 새 15.7%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카드 사용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잠시 꺾인 뒤 5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해외 여행객 등 출국자가 계속해서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 수는 1,608만명으로 전년보다 123만명 증가했다. 해외로 나간 사람 1인당 평균 80만원씩 사용한 셈이다.
유학·어학연수를 포함한 해외 여행지급 총액은 지난해 234억7,000만달러로 역시 역대 최고치였는데, 이 중 카드로 낸 금액이 52%가량인 것으로 한은은 추정하고 있다.
아직 해외 카드 사용액에서 자치하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나날이 증가하는 해외 직접구매도 카드 사용액을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관세청 집계 결과 지난해 해외직구는 1,553만건, 15억4,000만달러 규모였다. 전년보다 각각 39.1%, 48.5% 늘어난 것이다.
내국인이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장수는 3,000만8,000장으로 2013년보다 23.4% 늘었다. 장당 사용금액은 407달러로 6.3% 감소했다. 정선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출국자 수가 늘어나 해외카드 사용 총액 자체는 계속해서 증가했어도, 장당 사용금액 등의 추세로 보면 해외 소비가 예전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데 힘입어 외국인이 한국에서 쓰고 간 카드 사용액은 우리 국민의 해외 카드 사용 규모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다. 지난해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은 1,420만명으로 1년 새 202만명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613만명)이 43%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비거주자)이 국내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115억7,000만달러로 전년보다 41.9% 급증했다.
2008년만 해도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내국인이 외국에서 쓰고 온 규모의 35.5% 수준이었으나 한류 열풍 등에 힘입어 국내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이 비중은 2009년 50.1%, 2011년 53.3%, 2013년 80.7%로 급증하다가 지난해 94.8%에 이르렀다. 지난해 외국인은 국내에서 카드 3,984만장을 사용했으며, 장당 사용금액은 290달러였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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