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ㆍ서청원, 당협위원장 교체 두고 정면충돌
“이게 뭐 하자는 거냐.”
새누리당 친박계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이 2일 비주류인 김무성 대표의 면전에서 책상을 내리쳤다. 일부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를 두고서다. 당 안팎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주류 지도부와 친박 주류가 벌일 전면전의 예고편이란 얘기가 나왔다.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이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면충돌한 이유는 이군현 사무총장이 올린 8개 부실 당협위원장 교체 건 때문이었다. 대상은 서울 동대문을(김형진)과 부산 사하을(안준태), 인천 부평을(김연광), 충남 공주(오정섭) 등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대부분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전 사무총장이 임명한 인사들로 지난해 7ㆍ14 전당대회 당시 서 최고위원을 지지했다.
김 대표가 지난달 23일 최고위에서 한 차례 보고됐던 만큼 교체 여부를 의결하자고 제안하자, 서 최고위원은 ‘표적 교체’라며 강력 반발했고 이인제 최고위원도 이에 가세했다. 거센 설전이 이어지던 중 서 최고위원은 이 사무총장과 부총장단을 향해 막말을 퍼부으며 책상을 내리치고 서류를 집어던졌다고 한다. 그는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도 “나중에 기자회견할 날이 있을 것”이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결국 최고위는 1시간30여분간 논의 끝에 의결을 보류했지만, 김 대표를 비롯한 비주류는 이들 당협위원장의 교체를 강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민주정당에선 큰 소리도 날 수 있는 것”이라며 “조직강화특위에서 만장일치로 올라온 안이니 만큼 다음 회의에서 또 보고하고 설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논란은 단순히 당협위원장 몇 명을 교체하는 문제가 아니라 20대 총선 공천 길목에서 벌이는 주도권 싸움의 성격이 커 향후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김 대표를 비롯한 비주류 지도부는 정상적인 당무감사 결과에 따른 적법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그간 지속적으로 입지가 축소돼온 친박 주류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물갈이’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치적 무게감과 상징성이 큰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이 대리인 없이 직접 맞붙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여권 내 계파 갈등이 심각하게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 당협위원장 교체는 당연히 공천 문제와 직결돼 해석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친박 주류와 비주류 모두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인 만큼 친소관계를 떠나 양측간 전면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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