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대입 실기에 부당 개입한 한예종 교수에 정직 요구
감사원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대입 실기평가에서 특정 응시생을 합격시키려 부당하게 개입한 이 학교 소속 A교수에 대해 징계(정직)를 요구했다고 2일 밝혔다.
감사원이 공개한 민생비리 특별점검 감사결과에 따르면, A교수는 2012년 10월 치러진 2013년도 한예종 현대무용 전공 신입생 실기시험 시작 전에 외부 평가위원들에게 응시생 4명(남 3명, 여 1명)에 대해 “평가표에 체크(V) 표시를 하겠으니 유심히 봐달라”고 언급했다. 이들 응시생 4명은 같은해 5월 열린 한예종 콩쿠르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다. 당시 평가위원은 A교수를 포함한 내부위원 3명, 외부위원 2명으로 구성됐고, 외부위원들은 A교수의 추천으로 위촉됐다.
감사원은 입시 공정성을 위해 당시 응시생들은 기본지원서와 졸업증명서만 내고 수상실적 등을 제출하지 않았으며, 평가위원들은 서로에게 자신이 아는 응시생의 수상경력 등의 정보를 언급하지 못하도록 돼있었다고 밝혔다. A교수는 실기시험이 끝난 뒤에도 시험장 녹화 카메라를 끄고 입회요원들을 내보낸 뒤 평가위원들에게 해당 응시생들을 “잘 봐달라”고 재차 부탁했고 “응시생 가운데 남자들의 실력이 우수하니 남자는 5,6명 정도, 여자는 3,4명 정도 뽑자”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시험에는 20명이 응시해 9명(남 6명, 여 3명)이 선발됐고 A교수가 언급한 응시생 4명은 모두 외부위원으로부터 90점 이상을 받아 최종 합격했다. 90점 이상은 응시생 20명 중 상위 5등 이내의 점수였다.
또한 감사원은 내부위원들에게 배부된 평가표에는 이들 응시생 4명을 포함한 8명에 대해 '○' 표시가 있었고 8명 모두 최종 합격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내부위원의 경우에는 실기시험에 앞서 구술면접 등을 통해 응시생의 얼굴과 인적사항을 알고 있었고 누구를 합격시킬지 상호 협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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