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1시간 일해 월 189만원 벌어, 종합만족도 5점 만점에 3.57점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살고 있는 중국동포 최모(48)씨는 한국에 들어온 지 만 2년째다. 수도권 공사 현장을 돌며 노동일을 하는 최씨는 한 달에 200만원 정도를 벌어 대부분 중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낸다. 팍팍한 삶에 쫓겨 어렵게 한국 행을 택했지만 그는 어느덧 한국에서의 삶에 만족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월수입이 한국 생활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최씨는 “처음 보다는 서울 생활에 만족하고 있지만 일부 중국 동포들이 저지른 강력 사건 이후 우리도 같은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어 그건 힘들다”고 하소연 했다.
서울에 사는 단순노무나 서비스 직종 근무 외국인 근로자들은 하루 평균 11시간 일해 매달 평균 189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서울 생활에 대해 ‘다소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한 달간 시내 거주 외국인 단순노무자 700명을 대상으로 생활환경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현재 결혼이민자와 유학생, 일반기업체 종사자를 포함한 서울 거주 외국인은 총 41만5,059명이고 이중 단순노무ㆍ서비스업종 등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8만9,620명으로 22%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 외국인 단순노무자들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11시간, 평균 월급은 189만원이었다. 급여분포를 보면 151만∼200만원이 47.8%로 가장 많았고, 201만∼250만원(24.8%), 100만∼150만원(15.3%), 251만∼300만원(7.0%)이 뒤를 이었다. 특히 중국동포 등 주로 외국국적 동포인 방문취업자들의 급여(192만4,000원)가 태국, 필리핀 등에서 온 비전문취업자들의 급여(151만9,000원)보다 40만원 이상 많았다.
외국인 근로자의 서울 생활환경에 대한 종합만족도는 5점 만점에 3.57점으로 ‘다소 만족’하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한국을 선택한 이유로 전체의 45.8%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생각해 입국했다고 대답했고, ‘한국에 많은 동포나 친구가 거주해서’(24.3%),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있어서’(9.6%) 등도 있었다.
외국인 노동자로서 가장 어려운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의사소통(46.2%), 편견ㆍ차별(40.1%) 등의 대답이 많았다. 외국인주민에게 가장 필요한 서울시의 정책으로는 주거, 의료 등 기본 생활안정 정책(29.2%), 한국어교육 등 조기정착 교육 및 상담(25.0%), 일자리 지원 정책(22.8%) 등을 꼽았다.
정영준 서울시 외국인다문화담당관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외국인근로자의 특성과 요구를 분석하고 그들이 차별 받지 않고 우리 사회에 쉽게 정착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지원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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