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행위자 168명의 재산 2,500 필지에 대한 국고환수 작업이 우여곡절 끝에 10년 만에 마무리 된다. 국고에 귀속되는 재산은 1,000억원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는 추가로 친일재산이 드러나면 언제든 소송을 제기, 시효 없는 환수작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1일 법무부에 따르면 2005년 제정된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재산 환수에 관한 특별법 시행 후 정부는 총 96건의 소송 가운데 판결이 확정된 94건 중 91건에서 승소했다. 소송은 친일파 후손들이 특별법 시행으로 재산이 국가에 귀속되는 것에 불복해 낸 행정소송(70건) 및 위헌을 주장하며 낸 헌법소송(9건), 재산을 제 3자에게 처분해 얻은 부당 이익을 환수하기 위해 국가가 낸 소송(15건)으로 나뉜다.
특별법 제정 후 헌법소송 및 국가소송에서 100% 승소한 것을 비롯해 국가의 전체 승소율은 97%에 달했다. 친일파 민병석 송병준 서회보 박희양 조성근 이건춘 홍승목의 후손이 제기한 135억원대 행정소송 등에서도 정부는 승소했다.
그러나 일부 행정소송에서는 분쟁 재산이 친일행위의 대가였음을 입증하는 데 실패하면서 난항을 겪기도 했다. 특히 일제의 강제병합 이후 일본 정부로부터 은사금과 함께 후작 작위를 받았던 조선왕족 이해승씨와 관련한 수백억원대 소송에서는 정부가 패소했다. 특별법이 그 적용대상을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로 규정한 것에 대해 “한일합병의 공이 아니라 일제가 왕실의 종친을 회유ㆍ포섭하는 차원에서 수여한 작위로 국고 귀속은 취소돼야 한다”는 이씨의 손자 이우영 그랜드힐튼호텔 회장 측의 주장을 대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이 회장은 이 소송을 통해 320억원 상당의 재산을 지켜냈다.
이후 국회는 2012년 10월 해당 조항에서 ‘한일합병의 공’부분을 삭제해 법을 개정했다.
현재 이해승씨 재산과 관련한 별도 2건의 소송이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법안 개정에 힘입어 이 2건까지 정부가 승소하게 될 경우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2006년부터 4년간 찾아낸 168명의 친일행위자 재산 2,359필지(약 1,000억원)와 제 3자에게 처분된 116필지(약 267억원)의 환수 작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찾아낸 재산 외에 추가로 친일재산이 발견될 경우, 환수를 위한 별도의 소송을 수행할 계획이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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