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가 26일 동영상을 통해 파괴했다고 주장한 이라크 모술박물관의 유물은 대부분 모조품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라크 언론 루다우는 28일 나틸 알누자이피 전 니네베 주지사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모술은 니네베주의 주도(州都)다
알누자이피 전 주지사는 “IS의 모술박물관 파괴 행위는 재앙이지만 다행스러운 건 박물관에 소장된 전시품들이 대부분 모조품”이라며 “2003년 전쟁 때 값어치가 큰 아시리아와 아카드 시대의 진품은 바그다드 국립박물관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바그다드에 있는 모술박물관의 관리 책임자와 연락해보니 그가 ‘IS가 파괴한 전시품 대부분이 모조품’이라고 했다”며 “애초 모술박물관을 개조한 뒤 진품을 전시하려고 했는데 IS의 장악으로 이 계획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알누자이피 전 주지사는 동영상에서 훼손된 유물 중 진품은 모술 고고학 공원에 있는 아시리아 시대의 ‘독수리 날개 달린 황소’와 ‘로즈한의 신’(the God of Rozhan) 2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동영상에서 제자리에 없는 전시품 7점 중엔 2점이 진품이고 동영상에 나오지 않은 유물 중 아카드 왕조의 석상 등 7점이 더 약탈당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그는 전했다. 알누자이피 전 주지사는 이 7점의 목록을 유네스코에 알려 국제 경매시장에서 거래되지 못하도록 조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AFP통신은 이날 바그다드의 국립박물관이 12년 만에 재개관 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은 국립박물관 재개관이 수 차례 연기되다 IS의 모술 유물 파괴 동영상이 공개되자 대응 차원에서 이날로 날짜가 결정됐다고 전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바그다드가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되면서 바그다드 국립박물관이 보유했던 유물 1만5,000여점이 도난 당했다가 지난 12년간 약 4,300점이 회수됐다.
개관식에서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바그다드와 메소포타미아의 땅에서 오늘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우리는 문명을 보존하고 이를 파괴하려는 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잡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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