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 문화 반영해 자체 개발 많아, 일부 기업은 폐지 후 면접 강화도
국내 대기업들이 다음달부터 일제히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한다. 전형 과정은 비슷하지만 차이가 나는 것이 바로 인성 및 적성검사다. 기업들 마다 고유의 문화를 반영해 자체적으로 마련한 인ㆍ적성검사는 취업준비생들에게 기업문화를 미리 엿볼 수 있는 지표가 되고 있다.
인ㆍ적성검사를 채용 과정에 처음 활용한 기업은 삼성그룹이다. 삼성그룹은 1995년 ‘열린 채용’을 지향하며 신입사원 선발 과정에 학력제한과 서류전형을 없애고 대신 그룹 인사팀과 외부 자문교수들이 2년간 협업해 만든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도입했다.
삼성은 4월12일 상반기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SSAT를 실시한다. 이번까지 학점과 영어 성적이 일정 기준 이상이면 누구나 SSAT를 볼 수 있지만, 하반기부터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한 지원자에 한해 SSAT를 치를 수 있다.
두산그룹도 2005년 ‘DCAT’라는 인ㆍ적성검사를 개발해 채용에 활용하고 있다. LG그룹은 계열사별로 실시하던 인적성검사를 2010년 ‘LG웨이핏테스트’로 통일해 시행하고 있으며 롯데그룹은 2011년부터 자체 개발한 인ㆍ적성검사인 ‘L-tab’으로 지원자들을 선별한다.
SK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은 직무수행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각각 ‘SKCT’, ‘HMAT’이란 이름의 인적성검사를 만들어 2013년 하반기 공채부터 적용했다. 현대중공업은 다음달 2일 시작되는 상반기 대졸 신입 공개채용에서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인ㆍ적성검사 ‘해치’를 실시할 예정이다.
반면 일부 기업은 시행하던 인ㆍ적성검사를 폐지하고, 면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채용 절차를 바꿨다. 인ㆍ적성검사가 점차 기업별 고시 성격을 띠면서 취업준비생들에게 불필요한 돈과 시간 낭비를 조장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2006년 ‘HAT’라는 자체 개발 인적성검사를 활용해 신입사원을 뽑다가 2013년 직무역량 중심의 채용 평가로 전환하며 HAT을 폐지했다. 대한항공도 지난해 하반기 ‘KALSAT’이라는 자체 인ㆍ적성검사를 없애고 면접 비중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원자들이 심적ㆍ경제적 부담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인ㆍ적성검사를 없애는 기업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