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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지사의 한인 아내, 김치냉장고 열어 손님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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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지사의 한인 아내, 김치냉장고 열어 손님 맞다

입력
2015.02.2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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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 차리고 음력 설 선포하기도

래리 호건(왼쪽 일곱번째)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와 부인 유미 호건(왼쪽 여섯번째) 여사가 26일 저녁 애나폴리스 주지사 관저에서 ‘음력 설’축하파티를 가진 뒤 지미 리(왼쪽 두번째) 소수계 행정부 장관과 보이드 러더포드(왼쪽 세번째) 부지사 등과 함께 2월19일을 메릴랜드 주의 ‘음력 설날’로 지정하는 포고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래리 호건(왼쪽 일곱번째)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와 부인 유미 호건(왼쪽 여섯번째) 여사가 26일 저녁 애나폴리스 주지사 관저에서 ‘음력 설’축하파티를 가진 뒤 지미 리(왼쪽 두번째) 소수계 행정부 장관과 보이드 러더포드(왼쪽 세번째) 부지사 등과 함께 2월19일을 메릴랜드 주의 ‘음력 설날’로 지정하는 포고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나는 한국 사위인 게 자랑스럽다”

26일 저녁 미국 메릴랜드 주 애나폴리스 주지사 관저에서 열린 ‘음력 설’ 축하파티에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한국계 아내 유미 호건 여사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내 아내는 아시안계 최초, 그리고 한국계 최초의 주지사 퍼스트레이디”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총 200여명 초청 대상자 면면이나 행사 내용 모두 퍼스트레이디를 위한 자리였다. 하객 중 80% 이상이 한국계로, 메릴랜드 주는 물론이고 인근 버지니아 주에 거주하는 교포까지 초청을 받았다. 워싱턴에 주재한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강도호 총영사 등 한국 외교관만 참석했다.

호건 주지사가 이례적으로 사실상 한인만을 위한 행사를 연 것은 지난해 주지사 선거에서 한인 유권자들의 결정적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메릴랜드 주는 미국에서도 민주당의 텃밭으로 통하는 곳이어서 선거 초반에는 공화당 후보인 호건 주지사 당선 가능성이 희박했다. 그러나 선거 운동 과정에서 역대 민주당 주지사들의 방만한 행태가 드러나 ‘박빙 구도’로 변했고, 5만명 가량으로 추산되는 메릴랜드 주 한인 사회가 호건 지사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대역전의 발판이 됐다.

메릴랜드 주의 첫 한인출신 장관인 이형모(미국명 지미 리) 소수계 행정부 장관은 “퍼스트 레이디의 고향음식인 한국식 뷔페가 주지사 행사 만찬에 등장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뷔페 메뉴는 김치와 잡채, 부침 등 한국 고유의 전통 요리로 꾸며졌고, 후식으로도 한국의 떡이 제공됐다. 호건 지사도 환영 만찬사에서 “아내를 따라 한국의 김치냉장고가 관저로 들어왔다”며 “오늘은 한국 음식을 즐기는 날”이라고 말했다.

주지사 부부는 만찬 후 음력 설을 명절로 쇠는 전통을 공유한 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2월19일을 메릴랜드 주의 음력 설로 정하는 포고문도 발표했다.

지난달 취임과 동시에 재정축소와 감세 등 대대적 행정개혁에 착수한 호건 지사는 5월에는 부인과 함께 첫 해외 방문국으로 한국을 찾는다. 부부는 청와대를 찾아 박근혜 대통령도 예방할 예정이다.

애나폴리스(메릴랜드)=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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