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후원회 통해 6억7000만원 모금 중앙당 특별당비 명목 전달 혐의"
옛 통진당 측 "자발적 후원금일 뿐 재보선 앞두고 비열한 정치탄압"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억원대의 불법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적발하고 옛 통합진보당(통진당) 소속 전직 국회의원 6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하고 중앙당 회계책임자 등 29명을 고발했다. 옛 통진당 소속 당직자들이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 운동을 방해하려는 비열한 정치탄압”이라고 반발하면서 정치적 논란으로 번질 조짐이다.
26일 선관위에 따르면 옛 통진당 회계책임자 등은 2013~2014년 국회의원 후원회를 통해 불법 정당자금을 6억7,000여 만원을 조성해 중앙당에 특별당비 명목으로 전달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소액기부자가 10만원씩 1차모금자(노조 회사 등 관련자)에게 전달하면 다시 2차모금자(시도당 당직자 등)에게 이를 전달하고, 이 돈이 국회의원 후원회 후원금으로 기부돼 중앙당 특별당비 기부금으로 들어가 불법 정치자금이 만들어진 것이다. 선관위는 “중앙당 지휘로 국회의원 후원회가 후원금을 모금해 중앙당에 특별당비를 전달함으로써 정당이 일반인으로부터 우회적 방법으로 당비 성격의 자금을 불법 모금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이 과정에서 시ㆍ도당 당직자와 노동조합 간부 17명이 정치자금법에서 허용하지 않은 방법으로 모금 절차를 위반해 후원금을 모금하거나, 단체 관련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기도 한 사실도 파악했다. 중앙당 회계책임자는 2014년도 27억여원의 경상보조금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8억여원을 정책연구원에 지급해야 함에도 5억여원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다른 용도로 전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선관위는 통진당에 대한 위헌정당해산 결정 후 40일 넘게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1월 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실사를 진행해 불법 사실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선관위는 현재까지 통진당 잔여 재산 6,500여만원을 국고환수 조치했고, 5,800여만원을 압류ㆍ추심 중이다.
하지만 옛 통진당 관계자들은 “당은 후원회를 통한 불법 정치자금 조성을 기획한 적 없고, 당원과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납부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후원금 모금 과정에서 위임장을 받지 않았을 수 있지만 단순 행정 착오일 뿐”이라며 “허위 보고 역시 당직자 3명의 중간정산 퇴직금을 실수로 반영했다 기간 내 수정 신고를 마쳤다”고 해명했다.
특히 4월 재보궐 선거를 통해 원내 복귀를 노리던 옛 통진당 소속 전 의원들은 선거방해라면서 강력 반발했다. 이상규 전 의원은 “위법한 사실이 없어 수사를 의뢰한다니 이해가 안 된다”며 “4월 보궐 선거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는데 선관위가 관권 선거를 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현재 이 전 의원(서울 관악을), 김미희 전 의원(성남 중원)은 재보궐 선거 예비 후보 등록을 마쳤고, 오병윤 전 의원(광주 서을)도 출마를 검토 중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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