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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월드컵경기장 보수공사 의문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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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월드컵경기장 보수공사 의문 투성이

입력
2015.02.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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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 건축물 구조안전을 이유로 광주월드컵경기장 외벽 노출콘크리트 표면보수공사에 특정 특허공법만을 쓰도록 했지만 정작 해당 공법은 구조안전성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공법 및 업체 선정 등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26일 시 등에 따르면 시 감사관실은 이달 초 월드컵경기장 노출콘크리트 보수공사를 위한 공법의 적정성에 대한 감사 결과 보고를 통해 “노출콘크리트 중 외부에 직접 노출된 부분은 구조적으로 강도 약화가 의심돼 입찰 당시 제시했던 특허공법으로 보수하는 게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감사관실은 “월드컵경기장은 7월 열릴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주경기장으로 사용될 예정이어서 건축미가 강조되는 노출콘크리트 질감 유지 보다는 구조물 안전이 최우선시 되는 만큼 제시공법으로 시공하는 게 타당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따라 공사를 낙찰 받은 업체는 시가 입찰 때 제시했던 특허공법 보유 업체 4곳 중 A업체가 보유한 특허공법을 선택해 전문보수업체에 하도급을 줘 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A업체의 공법(단면복구용 모르타르 및 이를 이용한 단면복구방법)은 건축 구조물의 안전성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공법으로 확인됐다. 주로 교량이나 옹벽 등 토목구조물에 적용되는 이 공법은 콘크리트 표면에 모르타르를 덧발라 콘크리트의 중성화를 방지하고 구조물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을 말한다. 특허 내용도 ‘물질(보수자재)특허’로 시공방법에 대한 특허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제시한 나머지 3개 특허공법도 콘크리트의 중성화 및 열화 방지, 내구성 회복 등과 관련된 기술로 구조물 안전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B건축구조기술사는 “A업체의 공법은 구조물의 안전성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콘크리트 중성화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기술”이라며 “모르타르를 바른다고 해서 구조물의 강도가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문제는 도장(塗裝) 방식의 A업체 공법으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가장 우려됐던 노출콘크리트 질감 및 경기장 미관 훼손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축전문가들은 공사발주 당시부터 “특허공법은 건축미뿐만 아니라 월드컵 4강 신화의 역사성마저 훼손시킨다”며 준공 당시 모습에 최대한 가깝게 복원하는 보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시는 감사 과정에서 이를 묵살했다. 시 관계자는 “일반 노출콘크리트 보수업체의 공법보다 월드컵경기장을 정밀안전진단을 했던 구조기술사들이 제시한 공법이 더 신뢰가 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건축구조기술사는 “건축물의 디자인을 훼손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기술적으로 공사를 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지만, 원형 훼손을 하지 않는 기술과 공법이 있는데 굳이 디자인을 헤치는 공법을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이 때문에 시가 이런 앞뒤가 맞지 않는 감사 결과를 내놓은 배경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건축사 C씨는 “시가 안전등급 심사에서 B등급(양호)을 받은 멀쩡한 월드컵경기장에 대해 구조안전을 운운하면서 정작 구조물 안전과는 직접 관련도 없고 공사비도 일반 노출콘크리트공법보다 비싼 공법을 쓰는 게 타당하다는 감사결과를 내놓은 것은 시민들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투명하지 못한 감사가 되레 업자와 공무원간 결탁 의혹을 부추기는 꼴이 됐다”고 비난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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