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사전문가들의 평가 극명… 북한은 量, 한국은 質에 가중치
남ㆍ북한이 전쟁을 벌인다면 누가 승리할까라는 질문을 놓고 미국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26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주요 싱크탱크와 전문가마다 같은 수치를 놓고도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어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다만 재래식 전력의 경우 총체적 국력과 무기의 질적인 수준을 중시하면 한국의 우위를, 양적인 측면에 가중치를 부여하면 북한의 우위를 점치는 경향은 뚜렷하다.
미 국방비 증액을 주장하는 보수성향의 헤리티지 재단은 최근 발표한 ‘2015년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현역 전투병을 63만9,000명으로 북한(119만명)의 54%로 집계했고, 탱크(한국 2,400대ㆍ북한 4,200대), 로켓 발사대(200대ㆍ4,800대), 전투기(460대ㆍ820대) 등 재래식 무기 전반에서 한국이 뒤진다고 주장했다.
반면 무기의 질적 수준과 총체적 군사력까지 포함해 매년 세계 120여개국의 ‘방위력 지수’를 추계하는 밀리터리팩토리(MF) 그룹 산하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는 비슷한 시기에 남북한 전력에 대해 완전히 다른 평가를 내놨다. 126개국 가운데 남한(0.3098ㆍ0에 가까울수록 방위력이 강함)을 7위로 평가한 반면, 북한(1.0232)의 재래식 전력은 36위로 낮춰봤다. GFP는 군사 장비 측면에서는 북한이 앞섰으나, 경제규모와 인력 동원능력 등에 한국이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GFP에 따르면 총체적 방위력 지수는 무기 이외에도 인구규모 경제력 등 50개 요소를 모두 고려해 평가하는데, 올해도 미국(0.1661)이 1위를 차지했고 러시아(0.1868)와 중국(0.2341)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중립적 성향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양적인 측면에서 북한군 전력이 앞서는 것으로 보이지만, 첨단 전투기와 함정을 보유한 한국군이 질적인 측면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한국이 미국과의 군사동맹에서 일방적으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주장하는 카토(CATO) 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연구원 등은 한국의 질적 우위가 북한의 양적 우위를 압도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달 초 내놓은 ‘미국이 내쳐야 할 동맹 6개국’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이 경제력에서 북한을 크게 앞서는 만큼 미국이 더 이상 한국의 안보를 지켜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비대칭 전력인 북한 핵에 대해서도 워싱턴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헤리티지 재단은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해 노동미사일 등에 탑재가 가능한 수준일수도 있다는 쪽이다. 반면 군축협회의 켈시 데이븐포트 연구위원 등은 ‘북핵 소형화’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워낙 폐쇄된 사회여서 북한 군사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측면도 있으나, 싱크탱크와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는 배경에는 그들 각자의 이해관계가 개입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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