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60) SK 감독은 올 시즌 4번 타자로 박정권(34)을 콕 찍었다. 상황에 따라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과 순서가 바뀔 수 있지만 큰 틀은 흔들지 않을 계획이다. 박정권이 지난 시즌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낸데다 예비 자유계약선수(FA)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감이 담겨 있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시즌 준비에 한창인 박정권은 “시즌 개막에 맞춰 계획대로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아직 100%는 아니지만 실전 감각을 찾으려고 연습 경기 때 타석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정권은 지난해 120경기에 나가 타율 3할1푼 27홈런 109타점을 올렸다. 이는 모두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하지만 불만족스러운 부분은 삼진 개수다. 삼진 역시 106개로 2013년 79개보다 훨씬 늘었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삼진을 당했다”면서 “투수들에게 덤빈 경향이 있었다”고 돌이켜봤다.
박정권은 올해 볼넷과 삼진 비율이 컸던 것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4번 자리에 있으면 좋은 공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무리하게 덤비지 않고 볼넷으로 걸어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한 방을 터트릴 수 있는 4번 타자 역할을 소홀히 한다는 것은 아니다. 박정권은 “자리에 맞는 시원시원한 스윙을 하겠다”면서 “나는 홈런 타자라고 생각을 안 한다. 공을 맞히는데 집중하다 보면 큰 거 한 방이 나오는 스타일이다. 4번 타자로 30홈런 이상은 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정권은 또한 3년 만에 ‘가을 야구’를 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지난 2년간 개인 성적은 잘 나왔지만 저조한 팀 성적 탓에 웃을 수 없었다. ‘가을 사나이’로 불릴 만큼 큰 무대에 강한 그는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1번(2010년), 플레이오프 MVP 2번(2009ㆍ2011년) 영예를 안았다.
박정권은 “팀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좋은 만큼 높은 곳을 바라보고 후배들을 잘 이끌어 나가겠다”며 “FA도 팀 성적이 좋아야만 당당해진다. 올해 안 다치고 풀타임을 꾸준하게 뛰는 것이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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