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16강전 제5국
백 김동호 4단 흑 백홍석 9단
장면 4 앞에서 백홍석이 ▲로 패감을 썼을 때 김동호가 이를 불청하고 △로 패를 해소했으니 흑은 A로 둬서 백 석 점을 두텁게 잡거나, B로 우하귀 흑돌을 살려내는 게 급할 것 같은데 백홍석은 1, 3으로 좌상귀를 먼저 건드렸다. 여기서 꼭 무슨 수를 내겠다기보다 일단 참고1도처럼 진행한 다음 A, B 등을 선수로 활용하는 뒷맛을 노리겠다는 뜻 같다.
한데 이때 김동호의 응수가 경솔했다. 상대 의도가 어떻든 간에 백으로서는 당연히 도처럼 진행했어야 하는데 실전에서는 뜻밖에 4를 먼저 둔 것이다. 그러나 바둑은 항상 수순이 중요한 법. 백홍석이 얼른 5로 한 집 모양을 만들자 갑자기 상황이 달라졌다. 흑을 잡으려면 참고2도 1로 밀고 들어가야 하는데 2부터 12까지 진행하면 거꾸로 백이 위험하다. (7 … 2)
실전에서는 결국 김동호가 6으로 한 발 물러섰고 백홍석이 11로 귀를 살았다. 아직 초반인데다 대신 백이 선수를 잡았으니 결정적인 타격을 입은 건 아니라지만 어쨌든 쉽게 잡을 수 있는 돌을 살려줬으니 여기서 적잖이 손해를 봤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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