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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장에 조용병 낙점...중립ㆍ안정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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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장에 조용병 낙점...중립ㆍ안정 택했다

입력
2015.02.24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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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사태 마무리할 적임자 평가

조직 내 신망 두텁고 실적도 호평

밀려난 위성호 등 3인방 가세로

차기 회장직 경쟁은 치열해질 듯

“중립과 안정을 택했다.”

신한은행 새 행장에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낙점된 것을 두고 신한금융 안팎에서 나온 평가다. 키를 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그를 선택한 것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인물 중 ‘신한 사태’에서 가장 자유로우면서도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는 점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신한금융지주는 24일 개최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조 사장을 2년 임기의 신한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자경위는 이달 초 서진원 현 행장이 투병을 이유로 다음달 26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자회사 경영승계 계획에 따른 행장 후보 추천 절차를 진행했다. 차기 행장은 은행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조 행장 내정자는 대전고, 고려대를 졸업한 후 신한은행에서 인사부장, 기획부장, 뉴욕지점장을 거쳤다. 임원 승진 뒤에는 글로벌 사업, 경영지원, 개인영업 등을 두루 경험했고 2013년 1월부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맡아왔다.

그간 신한은행장 후보로는 조 내정자를 비롯해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등이 거론됐다. 이 가운데 조 내정자는 가장 중립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다. 지금은 진영 색깔이 많이 희석됐다지만 여전히 위 사장은 라응찬 전 회장 진영으로, 이 사장은 신상훈 전 사장 진영으로 분류되는 것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김 부사장 역시 중립적으로 평가되지만, 한 회장의 최측근으로 은행장보다는 지근 거리에서의 보좌가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조 내정자는 내부에 적이 없을 만큼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무난하게 조직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20일 일본에서 회동을 가진 한 회장과 재일교포 주주들도 이 점을 중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 사태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선고가 임박해 있고 라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도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한 회장이 신한 사태에 종지부를 찍고 조직을 추가 동요 없이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인사를 낙점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실적에서도 경쟁자에 뒤질 게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산운용사 대표에 연임될 만큼 양호한 실적을 이어온 데다 금융위기 당시 뉴욕지점장을 맡으며 자금 조달 등 핵심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조 내정자는 이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신한은행의 수익력 유지가 가장 큰 과제"라며 “당국의 금융 규제완화와 핀테크 산업이 중요성이 강조되는 분위기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사회에 함께 참석한 한 회장은 “조 내정자가 글로벌과 리테일(소매영업) 부문에서 쌓은 경력을 자경위원들이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한 회장 임기가 끝나는 2017년 차기 회장직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자들보다 한 살 많은 조 내정자가 낙점되면서 58년생 3인방(위 사장, 이 사장, 김 부사장)이 여전히 잠재 후보군으로 남게 됐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한 후계자였던 서 행장도 건강이 회복될 경우 부회장으로 복귀해 회장직에 도전할 가능성 역시 열려있다는 분석이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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