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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재생" 수평적 랜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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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재생" 수평적 랜드마크

입력
2015.02.2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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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공중보행교로 상가들 연결, 종로-대림상가 구간 11월 착공

'세운 장인상' 선정 기술 전수하고 박물관 등 문화프로그램 마련키로

‘세상의 기운이 다 모여라(世運)’는 의미의 이름으로 1968년 국내 최초 주상복합건물이자 국내 유일의 종합 가전제품 상가로 건립된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1970~80년대에는 “미사일과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얘기가 전해질 정도로 세운상가는 호황을 누렸지만 강남과 용산 등이 개발되면서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급기야 2009년 전면 철거 위기에 처했으나 산업생태계 교란 등을 우려해 2014년 3월 허물지 않기로 최종 결정됐다. 서울시는 50여년 영욕의 세월을 견뎌낸 세운상가에 도시 재생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로 했다.

서울시는 24일 세운 가동 상가와 청계상가 사이 청계천에 보행교를 건설하고, 종묘 앞 세운초록띠공원부터 퇴계로 진양상가까지 보행데크를 연결하는 ‘세운상가 재생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흔히 알고 있는 ‘세운상가’는 세운초록띠공원(옛 현대상가), 세운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풍전호텔, 신성상가, 진양상가를 포함하며 종로부터 퇴계로까지 남북으로 약 1㎞에 이른다.

시는 기존 건축물을 보수, 보강하고 문화와 관광 등 소프트웨어적인 활성화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보행데크, 공중보행교 등 기존의 노후된 입체보행네트워크를 되살릴 예정이다. 시는 이를 통해 세운상가를 문화ㆍ관광ㆍ산업의 거점으로 만들어 관광객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시는 우선 주민협의체를 가동해온 종로-세운상가-청계ㆍ대림상가 구간을 1단계로 재생하고, 나머지 삼풍상가-진양상가 구간 정비는 소유자와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하기로 했다.

2005년 청계천 복원 때 없어진 세운상가 가동과 청계상가를 잇는 공중보행교도 다시 만든다. 보행교 철거는 지역 상권 침체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새로운 보행교 디자인은 청계천 경관을 고려해 미적 수려함과 기능이 담보될 수 있게 전문가를 대상으로 국제공모할 계획이다.

종로구간은 20m 폭의 종묘 어도를 고려해 광폭의 건널목을 신설하고, 세운초록띠공원은 복합문화공간으로 개편한다. 세운ㆍ청계ㆍ대림상가의 낡은 보행데크도 정비한다. 아울러 청계천 방문객이 자유롭게 보행교를 통해 종묘와 남산으로 갈 수 있게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접근로를 설치한다.

보행로 확보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박물관과 원하는 물건을 장인이 만들어주는 주문제작소 등도 조성한다.

시는 세운상가의 기존 산업생태계를 21세기형으로 고도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시는 상가 내 공실을 활용해 도심산업 체험공간과 전시실, 창업 지원 거점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령이 돼 사라질 위기에 놓인 장인들의 기술력이 계승되도록 ‘세운 장인상’을 올해 처음 선정해 기술 전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세운상가는 서울의 도시ㆍ건축적 유산일 뿐만 아니라 역사ㆍ문화ㆍ산업의 복합체”라며 “재생을 통해 도심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수평적 랜드마크로 재탄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는 5월까지 국제현상설계공모를 마치고 1단계 구간을 올 11월 착공해 내년 말까지 마칠 예정이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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