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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독감 백신… 소비자들 "뭘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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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독감 백신… 소비자들 "뭘 맞지?"

입력
2015.02.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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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종류 예방 '4가 백신' 가을께 첫선,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도 등장할 듯

기존 3가 백신·유정란 방식에 비해 "비싼 만큼 효능 있나" 의료계도 분분

올 가을 독감 백신 접종을 하려는 사람들은 고민이 커지게 생겼다. 예년과 달리 올해 독감 백신의 종류가 늘어나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외 제약업체들은 국내 최초로 ‘4가 백신’을 선보인다. 4가 백신이란 4가지 독감을 막아 준다는 뜻이다. 기존에는 3가지를 예방하는 3가 백신을 사용했는데 최근 3가 백신으로 막기 힘든 독감이 홍콩에서 유행하면서 4가 백신의 필요성이 대두돼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졌다.

예방 독감의 종류는 해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3가지를 예측해 정한다. 이를 토대로 제약사들이 독감 백신을 만든다. 하지만 3가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홍콩에서 독감에 걸리면서 WHO 예측이 늘 맞아떨어지지 않으니 사전에 예방할 독감 숫자를 늘리기 위해 개발된 4가 백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대만 홍콩 등에선 이미 4가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춰 GSK는 올 가을 4가 백신인 ‘플루아릭스 테트라’를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업체 중에서는 SK케미칼과 녹십자가 ‘국내 업체 최초 출시’ 타이틀을 놓고 한창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녹십자는 전통 백신 명가의 자존심을, SK케미칼은 독감 백신 시장 점유율 1위(완제품 기준) 유지란 목표를 걸고 4가 백신의 올 가을 출시를 위해 막바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당연히 예방 가능한 독감의 숫자가 늘어나면 가격도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1만5,000~3만원선인 3가 접종 비용보다 비쌀 것”이라며 “접종 대상 인구, 정부 입찰로 정해지는 공급 가격 등 변수가 많아 백신 가격을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도 등장해 이용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SK케미칼이 올 가을 출시 계획인 ‘스카이셀플루’는 국내 최초로 세포배양한 3가 독감 백신이다.

기존 백신은 독감 바이러스를 유정란, 즉 계란에 주입해 키워 만든다. 그 바람에 계란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독감 백신을 맞지 못했다. 반면 세포배양 백신은 동물세포에 독감 바이러스를 주입한다. 세포배양 방식은 유정란 방식보다 생산 기간은 짧지만, 생산 단가가 더 높다. 하지만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도 맞을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SK케미칼에서 최신 기술이 적용된 프리미엄 백신을 강조하며 가격을 올릴 것이란 업계 분석이다.

그 바람에 올 가을 독감 백신은 3가, 4가에 유정란 방식과 세포배양 방식 등이 복잡하게 혼재할 전망이다. 이용자들은 과연 3가보다 4가가 효과적인지, 비싼 백신이 싼 백신보다 좋은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의료계도 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새 백신들의 효능이 시장에서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수십 년 간 안전성이 입증된 기존 백신을 맞는 게 좋다는 의견과 임상시험을 거친 최신 기술의 새로운 백신이 좋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계에서도 딱히 어떤 종류의 백신을 추천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어렵지만 이용자들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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