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는 2008년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겪고도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여왔다. 상대적으로 건전한 정부 재정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회복 노력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장률, 지니계수 등 경제지표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서민생활의 어려움은 여전하다는 호소도 많다. 국가 발전의 목적이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면 국가경제의 발전과 국민생활 개선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정부가 수행하여야 할 중요한 책무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국가의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요인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국제시장에서의 경쟁여건, 각 국가의 경쟁력 수준 및 이를 뒷받침하는 경제 사회구조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국가 발전을 대다수 국민들의 생활 향상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비상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들의 생활 향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소득뿐만 아니라 소비 측면까지 고려해야 한다.
먼저 소득 측면에서는 국가 발전이 국민들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경제 성장에서 수출기업과 대기업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 정책을 통해 그 과실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임금 격차의 지나친 확대를 방지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동시에 서민계층을 위한 세금 및 보조금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근로활동에 기반한 서민층 지원프로그램인 근로장려금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서민계층의 근로 유인과 실질소득 수준을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
또 고령자에 대한 소득지원 및 근로계층의 은퇴소득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요구된다. 이미 빈곤율이 세계 최고수준에 있는 현 고령층을 위해서는 연금 등 소득지원 정책이 절실하다. 근로계층에 대해서도 연금 등 미래 은퇴소득 확보를 위한 조세재정의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퇴직금 제도의 퇴직연금 전환을 더 서둘러야 하며 공적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부 지원 역시 강화하여야 한다. 동시에 서민 근로자들의 연금관련 저축을 유도하기 위해 세제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소비측면에서도 정부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소득이 사전적인 생활수준을 반영한다면 소비는 사후적인 생활수준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서민층의 생활안정을 위해 필수소비재 비용 부담을 안정시켜야 한다. 특히 필수재화인 음식과 주거비 안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농축수산물 가격과 주거비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 산업 및 유통구조 혁신과 임대주택 공급 등에 노력하여야 한다. 서민층이 필수적인 재화와 서비스를 적절한 비용 부담 범위 내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여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조세정책의 개선도 필요하다. 소득세 부담 증가 속도를 임금상승률과 연계해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안정적 세입을 확보하여야 한다. 다양하고 복잡한 조세지원 제도는 축소하여야 한다. 소비세 역시 편익 수준에 비례하는 세 부담을 위해 감면 제도를 필수재화로 한정하여야 한다. 투명한 정책을 통해서만 정책의 효율성과 납세자들의 동의를 확보할 수 있다.
전병목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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