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함 납품비리 문책성 인사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이 23일 전격 교체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 투입되지 못한 수상함구조함 통영함의 납품비리와 관련한 문책 인사의 성격이 짙다. 후임에는 정호섭 참모차장이 내정됐다.
국방부는 “황 총장은 감사원의 통영함 감사결과 등과 관련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국방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에 정부는 사의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당초 오는 4월 장성 정기진급 인사 때 해군총장을 교체할 계획이었으나 통영함 납품비리 사건이 엄중하다고 판단해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총장은 지난해 12월 29일 통영함 비리와 관련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총장의 사의 표명 시점은 감사원이 통영함 장비 획득 관련 제안요청서 검토를 태만하게 한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통영함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한 장관에게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한 직후이다. 황 총장은 통영함 계약 당시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으로 총괄 책임을 맡고 있었다. 통영함 비리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예비역 대령 브로커 김모 씨는 황 총장보다 해사 3기수 선배다.
이처럼 사의 표명 후 두 달이 지나서야 황 총장을 교체한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국방부는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당시 “인사자료로 활용한다고 해서 황 총장을 교체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황 총장 자신도 “당장은 물러날 사안이 아니다”며 결백을 주장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황 총장이 이달 초에 재차 사의를 표명해 교체를 더 적극적으로 검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총장의 교체로 정부의 방산비리 수사가 현직 고위장성인 황 총장을 정조준할지 관심이다. 최근 해군에서 성추행과 장비불량 등 기강 해이 사고가 잇따른 점에 비춰 이번 교체가 불가피했다는 해석도 있다. 정 내정자는 24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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